정운찬 국무총리는 지난달 26일 총리공관으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을 비롯한 중소기업 대표 40명을 초청, 오찬간담회를 개최하고 중소기업계의 투자확대와 고용창출 노력을 당부했다.
국무총리 취임 후 경제계에서는 처음으로 중소기업 대표를 초청한 이 자리에서 정 총리는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일자리 나누기 등 중소기업인들이 사회적 책임 실천에 노력하고 있다”며 “정부도 녹색성장을 비롯한 신성장동력산업을 추진하면서 중소기업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중소기업인들은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SSM 문제와 공공기관의 중소기업제품 구매 확대 등을 정 총리에게 건의했다. 주요내용을 소개한다.

■김경배 수퍼마켓연합회장=대형 유통기업의 SSM진출 확대 등으로 재래시장과 중소유통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유통업계는 대형유통업계의 SSM 진출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소상공인과 상생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설정을 요청하는 것이다. 정부의 친서민정책 기조에 맞는 재래시장과 중소 유통업 발전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배조웅 서울경인레미콘조합이사장=정부가 공공기관의 중소기업제품 구매 확대를 위해 공사용자재 분리발주 등 다양한 제도를 시행 중이나 일부 공공기관에서 이행하지 않는 사례가 있다. 공공기관이 중소기업제품 구매를 확대할 수 있도록 관련제도가 적극 실시돼야 한다.
■주대철 정보통신조합이사장=중소기업은 은행대출 및 관급공사시 보증서나 이행보증이 필요하다. 그러나 보증보험시장은 서울보증보험이 독과점하고 있어 보험료가 높고 상품개발이 미흡하는 등 중소기업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이행보증업무의 진입규제를 완화해 협동조합 등 비영리법인이 진출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정태일 대구경북협동조합연합회장=최근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회복 조치로 경제가 되살아나면서 중소기업은 내국인 실업자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생산인력 부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실업증가를 우려, 올해 외국인 근로자 도입규모를 지난해 3만5천여명에서 1만3천여명으로 대폭 축소했다. 산업현장에서 일할 사람이 없어 애로를 겪고 있는 만큼 올해 축소된 외국인근로자 도입규모의 확대가 시급하다.
■한승호 이노비즈협회장=경제발전 및 글로벌화에 따라 윤리경영, 회계투명성 등이 강조되면서 통일된 국제회계기준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원칙적으로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찬성하나 외국과 비교해 볼 때 국내 도입속도가 너무 빨라 단계적으로 시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일본처럼 순차적으로 도입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박기석 중소기업중앙회정책자문위원장=중소기업 신년인사회 및 음악회에 총리께서 참석, 중소기업인들의 사기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서병문 주물조합이사장=우리나라의 노사관행 및 제도가 글로벌 기준에 미흡해 기업 경쟁력 저해요인이 되고 있다. 글로벌 노사관계 기준에 적합한 법과 제도가 정립돼야 한다.
■박덕흠 전문건설협회장=정부발주 공사의 예정가격이 너무 낮게 책정돼 낙찰받은 대기업은 중소기업에게 저가 하도급공사를 맡기고 있다.
■서승모 벤처기업협회장=2만여 벤처기업이 중견, 글로벌벤처로 성장할 수 있게 각종 법과 제도를 통합정리하고 경제회복의 주역으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관심이 요망된다.
■선주성 인천콘크리트조합이사장=최근 수출과 생산이 늘어나면서 고용을 늘여야 하나 생산현장에는 일하려는 내국인 근로자들이 거의 없다. 이에 따라 외국인 근로자들을 활용해야 하나 쿼터가 제한돼 있어 불법체류자를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쿼터제로 운영되는 외국인근로자제도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한문성 서울병원장=중소병원은 의료사고로 인한 분쟁발생시 경영에 치명적 영향을 받는다. 이에 따라 적절한 절차를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국회에 계류중인 법안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
■최정숙 여성벤처협회부회장=지식서비스업은 제조업과 주력산업에 대한 지원 역할이 크고 부가가치창출력도 높지만 각종 지원제도는 제조업에 집중돼 있다. 이에 따라 지식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지원 및 정책적 대안이 필요하다.
■안윤정 여경협회장=공공구매시 여성기업 제품에 대한 5% 의무구매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저출산 문제와 관련 다자녀가구 여성에 대한 정년연장 및 정년 의무화 등의 조치가 필요하며 향후 아시안여성경제인대회의 추가 한국개최가 필요하다.
■노희찬 섬유산업연합회장=고용창출도 중요하지만 고용유지 기업에 대한 지원도 중요한 만큼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 대기업에서 구입하는 작업복을 중국산에서 국내 중소기업제품으로 바꿀 필요도 있다.
■조원동 국무총리실 사무처장=이행보증시장의 진입허용은 시간을 두고 풀어나갈 예정이며 국제회계기준의 도입문제는 정부에서 고민중인 사안이다. 정부공사 발주와 관련 낙찰률은 올라갔지만 가격은 낮아져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예상되나 정부측의 어려움도 있어 이해가 필요하다.
■육동한 국무총리실 국정운영실장=중소기업제품 공공구매는 총리실부터 잘하고 있는지 먼저 챙겨보겠다. 외국인 근로자 도입규모는 국내 실업자문제와 같이 검토할 필요가 있어 관계부처와 긴밀히 논의하겠다. 글로벌 노사관계 구축 또한 중소기업계 의견대로 되도록 노력하겠으며 여성기업제품 공공구매 및 정년 보장 등은 저출산 문제에 대한 제안차원으로 받아들이겠다.
■홍석우 중기청장=SSM 사업조정 72건중 12건은 자율조정으로 분쟁이 해결됐으며 제조업에만 적용되던 사업조정제도가 유통분야에도 처음으로 적용된 사례다.
중소기업제품 분리발주는 총리실에서 강하게 추진할 경우 문제해결이 잘 될 것으로 예상되며 지식서비스산업의 육성과 관련 정부방침은 이미 서비스산업 육성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여성기업제품의 공공구매는 조달청장과 만나 강도 높게 이야기 할 예정이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국무총리 취임 후 경제계에서는 처음으로 중소기업 대표를 초청한데 대해 감사드린다. 중소기업들은 자금지원보다 불합리한 제도개선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대·중소기업간 공정경쟁환경 조성과 현장중심의 중소기업정책이 필요하다.

■사진설명 : 정운찬 국무총리는 지난달 26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중소기업 대표 40여명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 앞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나영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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