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또하나의 타격이 되고 있다.
국내외 박람회 개최와 바이어 방한이 잇따라 무산돼 중소기업들의 수출마케팅 활동에 상당한 차질을 주고 있다. 또 중국, 베트남지역의 외국인산업연수생 도입도 무기한 중단됨에 따라 중소기업의 인력난 심화가 우려된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달 23∼25일 수출업체 257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70.5%가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51.8%는 해외바이어의 방한이 연기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56.2%는 해외바이어의 신규 수출상담이, 45.7%는 해외로부터의 주문이 줄어들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달중 개최 예정이던 중국 상하이 보석전시회가 무기한 연기됨에 따라 행사에 참가하기로 돼 있던 ‘세미성’대표 이영미씨는 “지난 4월중 상하이지역의 백화점에 입점을 시작, 이번 행사를 통해 대대적인 홍보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모두 허사가 돼 버렸다”고 했다.
그는 또 “사스로 인해 싱가폴 바이어와의 약속도 취소됐고 또다른 상하이 백화점 입점계획도 무산됐다”고 아쉬워했다.
한국컨벤션이벤트업협동조합 이수연 이사장은 “중국, 홍콩 등 전시회가 잇따라 취소됐지만 참가하기로 했던 업체들은 이미 지출한 참가비를 회수하지 못해 상당한 손해를 봤다”며 “국내에서도 많은 행사가 (사스로) 연기 또는 취소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중소기업들이 우려하는 것은 사스 피해의 장기화다. 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사스가 장기화될 경우 수출업체는 현지경기 위축(35.1%)을 가장 걱정했으며,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바이어의 아시아제품 기피(27.7%), 현지 마케팅 위축(17.6%) 등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수출업체들은 사스로 인한 수출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나라가 사스 안전국이라는 사실’을 적극 홍보하는 한편 피해업체에 대한 금융 및 세제 지원, 국내 수출상담회 개최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사스로 인해 중소기업의 인력난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최근 사스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중국과 베트남의 외국인산업연수생 입국을 무기한 중단키로 했다.
중국, 베트남으로부터 들어오는 연수생이 전체 연수생의 38%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연수생 도입중단은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사스가 계속 진정되지 않는다면 8월말까지 추가로 들어올 1만여명의 중국·베트남 연수생이 입국하기 힘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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