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송(宋)나라에 저공(狙公)이라는 원숭이를 많이 기르는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원숭이의 주식품인 도토리가 흉년으로 귀해지자 절약하기로 하고 원숭이들에게 말했다.
“너희들도 알다시피 도토리 구하기가 어려우니 오늘부터 아침에 三개, 저녁에 四개로 한다.”
그러자 원숭이들이 화를 내고 불평했다. 저공이 서둘러 다시 말했다.
“그렇다면 아침에 四개, 저녁에 三개로 하겠다.”
아침에 한개가 늘어났기에 원숭이들은 크게 좋아했다.(출전:<列子>).
재능이 있고 유식한 사람이 꾀도 없고 무식한 사람을 짖궂고 교활한 수단으로 우롱하거나 속이는 사술(詐術) 이것이 ‘朝三暮四’이다.
8·15광복 직후 우리나라는 좌익, 우익이 싸우다가 드디어 6·25동란이 터지고 휴전협정이 성립된 3~4년후인 1950년대 중반에 남한의 지방대도시 T시에 최초의 대회사가 탄생했다.
여러가지 공장, 자재창고, 각종 사무실 등 건물이 많아서 30명 내외의 수위(守衛)가 필요했다. 신문에 공모(公募)광고를 내자 이틀만에 지원자가 200명이나 접수돼 서둘어 접수를 마감했다.
직종이 하급직이고 특별한 지식이나 기술이 필요치 않아서 인선방법은 한사람이 1~2분이면 끝나는 간단한 질문이었다. 질문이 누구에게나 같은 질문이기 때문에 지원자 모두를 강당에서 면접을 마칠때 까지는 외부접촉을 금했다. 안내담당 직원이 별동의 면접실로 지원자 한사람을 안내하면 인사과장이 질문하고 인사부장이 채점한다. 면접이 끝나면 뒷문으로 나가는데 회사직원이 회사밖으로 나가게 했다.
지원자가 면접실에 들어가면 과장이 성명을 확인하고 “동쪽이 어느쪽이오?”하고 묻는다. 어리둥절 하지만 이것은 채점질문이 아니다.
“요즘 메이데이라는 말이 있는데 아는대로 말해보시오.”
이것이 채점 질문이다. 전연 모르는 사람은 0점, “5월1일” “노동자가 노는날” “노동절” 이러한 수준에서 애매모호한 답의 중간층. 유래 역사 사건 등 메이데이에 관한 높은 지식을 말하는 사람은80점 90점…. 0점이 전체 응모자의 약 20퍼센트, 중간층이 약 65퍼센트, 전문지식 수준이 약 15퍼센트. 이튿날 합격자가 발표 되었다. 30여명 모두가 0점자였다.
이 면접시험이 ‘朝三暮四’의 의미와는 일치하지 않는다. 그러나 유식하고 재능이 있는 사회상층부 사람이 순박하고 꾀도 없는 사람을 짖궂고 교활한 수단으로 우롱하고 속인다는 점에서는 ‘朝三暮四’와 동일하다는 뜻에서 여기에 인용했다.
당시 좌익분자(공산주의자)가 우리나라에서 경계된 것은 오늘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수위라는 감시가 허술하기 쉬운 하부조직에 그들의 위장취업을 사전에 근원적으로 방지하는데에 취해진 기발한 착상이라 할 수 있다. 어쨋든 ‘朝三暮四’가 ‘제로섬 게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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