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가 추구하고 있는 경제발전의 방향을 몇 가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가장 당면한 문제로 일자리 창출, 그리고 세계적인 추세에 능동적으로 동참하기 위한 녹색성장, 여기에 오래 전부터 추구하여 온 우리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로의 전환 등이 될 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추구하기 위해 정부는 여러 가지 정책을 만들어 집행하고 있지만 모두 그렇게 쉬운 것들이 아니다. 이러한 목표들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도심의 노후공업지구를 재개발할 것을 제안하고 다음에서는 이에 관해 살펴보기로 하겠다.
우리나라에는 도심에 노후공업지구들이 많이 산재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노후 공업지구란 보다 엄밀히 말하면 도심의 노후 소규모 영세 공업지구를 뜻한다. 즉, 그 공업지구 안에 많아야 100개 정도의 영세한 중소기업들이 오래되고 낡은 생산기반시설 위에 금속가공 등의 주로 전통제조업에 종사하고 있는 그런 공업지구를 뜻한다. 이들 공업지구는 일제 강점기 또는 그 후의 고도성장기에 주로 자연발생적으로 그리고 비계획적으로 형성되었다. 그러한 결과 이들에 대한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환경 열악 제기능 못해

이들은 우리나라의 고도성장을 이끈 산업화 시대에는 나름대로 산업의 기초단위를 형성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면서 경제발전에 기여를 하여 왔다. 그러나 산업의 패러다임이 지식경제시대로 변화하면서 지금은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도심에 위치하면서 소음, 먼지, 혼잡, 화재위험, 공해 등 여러 가지 도시문제를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인근주민의 여러 가지 민원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흔하다.
한편, 이들 내의 중소기업들은 그 장소의 협소성 등으로 인해 주차, 물류 등의 산업 인프라가 매우 열악한 상태에 있다. 게다가 영세성으로 인해 이들에 대한 재투자도 쉽지 않다. 그러한 결과, 수익성이 매우 떨어지고 작업환경이 나빠서 도심소재라는 유리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좋은 인력이 이들 공업지구 내의 중소기업에 취업을 기피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이 종합적으로 작용하여 이들 공업지구 내의 중소기업들은 한계상황에서 기업운영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일부는 이미 폐업한 상태에 있기도 하다.

개발시 일자리 창출 기여

이러한 도심의 노후공업지구를 재개발하여 공업지구로서의 기능을 되살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여기서 재개발이라 함은 현재의 공업지구를 완전히 허물어 공간적 배치를 새롭게 함은 물론 산업인프라를 완벽히 갖추게 하는 것을 뜻한다.
공업지구마다의 특성을 감안해야 되겠지만 대개는 저밀도 고층으로 재개발하고 지상에는 충분한 녹지공간을 확보하고, 공업지구 내에 주차, 교통, 물류, 공해제거시설 등의 산업인프라를 갖추게 함은 물론 복지시설, 연구개발시설 등을 입주기업들이 공동으로 활용하게 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가급적 녹지공간을 많이 확보하고 공공도서관 등의 주민편의시설 등을 입주하여 인근주민들과의 친화적인 공업지구가 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방식의 재개발은 공업지구는 물론 인근주택가의 지가상승을 유발하기 때문에 이들로부터 환영을 받을 것이다.
한편, 도심 노후공업지구의 재재발은 그 재개발과정과 재개발 후 공업지구의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창출에 기여한다. 이들은 도심에 소재하기 때문에 좋은 인력들이 선호하고, 그 결과 중소기업이 겪는 만성적인 인력부족의 문제를 완화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혼잡, 주차, 교통, 소음, 먼지 등의 도시문제를 해결하여 인근주민들의 쾌적한 주거환경에도 기여한다. 재개발된 공업지구에 가급적 고부가가치 업종을 유치할 경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선진국들의 지자체들은 조세금융(Tax Incentive Financing)의 방식으로 재원을 조달하여 이들 재개발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재개발 후 상승할 지가에 따라 세금이 늘어날 것을 예상하고, 이 증가하는 조세를 담보로 채권을 발행하여 재원을 조달하는 방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송장준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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