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때 적극적으로 중소기업 대출을 늘린 은행이 경영 성과가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연구원이 13일 발표한 ‘글로벌 금융위기 아래서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과 경영 성과의 상관관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기대출을 크게 늘린 은행이 그렇지 않은 은행보다 각종 경영성과 지표에서 보다 우수했다.
대표적 사례는 기업은행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은행은 중기대출을 10조4000억원 늘려 은행권 전체 순증액 19조6000억원의 절반 이상(53%)을 점유했다. 국민(2조3000억원) 우리(3조3000억원) 신한(6000억원) 등 주요 시중은행들보다 월등히 많은 금액이다.
중기대출 비중도 높았다. 의무비율 70%를 훌쩍 뛰어넘어 79.4%를 중소기업에 대출했다.
반면 우리은행을 제외한 대형 시중은행들은 의무비율 45%를 준수하지 못했다. 기업은행은 중기대출 잔액 기준으로도 1위(83조8000억원)였다.
중소기업연구원은 이처럼 적극적인 중기대출이 경영 성과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지난 2009년 주요은행의 전년대비 총자산은 감소한 반면에 기업은행은 9조 원(6.1%) 증가했다.
경기 하락기에는 중소기업대출을 확대하고 상승기에는 보수적으로 운용해 외부충격을 완화하고 경기를 조절하는 기능을 수행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당기순이익에 있어서는 우리은행(전년대비 307.6% 증가)을 제외한 모든 주요은행이 감소했으나 기업은행은 7.4%로 감소 폭이 가장 작았다.
이처럼 기업은행이 금융위기 하에서 다른 은행들이 꺼리는 중소기업대출을 크게 늘리면서도 경영전반에 걸쳐 우수한 성과를 보인 것은 신용과 담보가 취약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경영이 은행 성과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박해철 정책총괄실장은 “은행은 기본적으로 공공적 기능 수행의 책무도 갖고 있으므로 일반 시중은행도 ‘비올 때 우산 뺏는 식’의 중소기업 대출행태를 지양하고 기업은행과 같은 경영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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