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시내 5.74km의 성곽은 어떻게 만들어 졌을까? ‘수원 화성’이라 하는데 정조(조선 22대)가 아버지 사도세자를 그리는 마음에 쌓은 성이라는 정도다. 수원시 시티투어를 타고 화성 여행을 떠난다. 버스 안에는 온통 일본인들이다. 일본어 능숙한 가이드가 탑승해 일본어와 한국어를 번갈아가면서 말을 잇는다.
시티투어의 첫 번째 방문지는 정조 8년(1784)에 만들어진 서장대(화성장대)다. 산허리를 끼고 오르면 왼쪽에 건물 한 채와 누대가 서 있다. 그리고 반대편 발아래를 보면 수원 시내를 한눈에 보게 되는데 그 사이로 뚜렷하게 행궁이 내려다보인다. 성곽에서 가장 높은 위치다. 화성에 주둔했던 장용외영 군사들의 지휘소. 정조는 화산 능 참배 때 방문해 직접 군사를 지휘하였다고 한다. 석축만 남아 있던 자리에 1971년에 장대와 노대를 복원했고 현판은 정조 친필이다. 같은 역할을 했던 동장대(연무대)가 있다.
이어 서암문(사적 제 3호)이다. 암문은 적에게 보이지 않게 양식이나 무기, 물자 등을 반입하거나 사람들이 은밀히 내왕하는 문이다. 성곽의 굴곡된 부분이나 후미진 곳, 수목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 곳 등에 만든다. 가까이 접근하기 전까지는 발견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비밀문이다.
또 암문 안팎으로 낮은 성가퀴를 설치한다. 포사는 성밖의 위험을 성안에 알리는 시설물로 깃발이나 포를 쏘아 위급신호를 전달하게 되는데 늘 사람이 지키고 있었다. 화성의 5개(북암문, 동암문, 서남암문, 남암문, 서암문)중 서암문이 가장 비밀스러운 장소다. 자연지형을 그대로 활용해 성문이 옆으로 틀어져 있고 유사시 돌 몇 개만 굴려 넣으면 봉쇄할 수 있도록 내려서는 계단으로 돼 있다. 성곽의 석축은 건축실명제를 확인이라도 하듯 한눈에도 튼튼하고 정교하게 보인다.
이어 화서문과 화성의 정문이자 북쪽 문인 장안문을 지나 화홍문을 찾는다. 정조 20년(1796) 수원천(당시 광교천) 남북에 각각 수문을 만들었다. 그 중 상류에 있는 북쪽 수문이 화홍문이다.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한 구조물로 누각에 쇠창살을 세웠는데, 수량이 풍부할 때에는 쇠창살과 물살에 햇빛이 비치면 무지개가 보였다고 해 ‘화홍문(華虹門)’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 풍경을 ‘화홍관창’이라 하여 수원 8팔경 중 하나다. 무엇보다 아치형의 7개의 수문이 눈길을 끈다.
화홍문을 비껴 돌 교각을 따라 성곽으로 오르면 ‘방화수류정’이다. ‘꽃을 찾고 버들을 쫓는다’는 이름의 정자는 지붕 끝이 뽐을 내듯 고개를 쳐들고 있어 도도하면서도 화려한 여인네를 연상케 한다. 정약용이 심혈을 기울여 지었다는 건물은 비상시 화성동북방 군사지휘부 구실을 하는 동북각루다. 광교산 줄기에서 뻗어내려 유천 곁에 용머리처럼 쳐든 바위 언덕 위, 사방을 조망할 수 있는 위치에 누대를 세우고 높이 쌓아올린 기단부에 총포구멍을 내고 암문도 만든다.
이어 화성행궁(사적 제478호, 팔달구 남창동)이다. 행궁이란 임금이 나들이 할 때 머물던 별궁. 평상시는 화성유수의 처소로 이용되었다. 건립 당시, 600여 칸의 건물이 있을 정도. 정문인 신풍루 양쪽으로 남군영과 북군영이 있다. 신풍루로 들어서면 넓은 마당이 있는데 왼쪽으로는 서리청과 비장청, 오른쪽으로는 집사청이다. 서리청과 비장청, 집사청을 좌우로 지나 마당을 가로 지르면 좌익문이 있고, 이를 통과하면 중앙문이 나온다. 중앙문을 지나면 화성행궁의 정전인 봉수당이 나타난다.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열었던 곳이다. 화성행궁과 따로 떨어져 있는 화령전은 정조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그 외 정조가 활을 쏘던 곳으로 모두 명중시켜 붙여진 이름의 득중정, 정조가 왕위에서 물러나 노후생활을 꿈꾸며 지었다는 노래당 등이 있다. 고개를 들어 보면 서장대가 보인다. 행궁은 일제 때 거의 사라졌다가 80년대 이후부터 복원했다. 그저 수령 600년 이상 된 느티나무만 남아 무상한 세월을 보여준다. 드라마 <대장금>, 영화 <왕의 남자> 등의 촬영지. 왕궁문화를 체험장과 판매점도 있다. 또 정문인 ‘신풍루’쪽에서 매일 무술연기가 열리고 주말이면 또 다른 이벤트가 펼쳐진다. 수문장 교대식(토, 일요일 오후 2시부터)도 볼 수 있다.
이어 군사들의 훈련장으로 사용되던 동장대(연무대)다. 성내를 조망할 수 있는 등성이에 건물과 조련장이 있다. 앞에는 창룡문이, 옆으로는 동북공신돈과 연결돼 있다. 투어객들은 국궁체험(1천원)을 할 수 있다.
투어 끝 코스는 KBS 드라마 센터다. 약 6,000여 평에 조성된 세트장, 1890년에서 1970년대의 서울 명동거리와 종로 등을 재현해놓고 있다. “동양극장, ”명성황후“ 등의 대하드라마가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단체가 아니면 개인(031-219-8027, suwon.kbs.co.kr)은 따로 신청 해야 한다.

-사진은 아치형 화홍문.

●운행기간:연중(월요일 정기휴무, 일기에 따라 변동 있음)/운행시간:오전 10시, 오후 2시/출발 장소:수원역(4번출구) 관광안내소 옆 주차장/이용 요금:어른 11,000원, 어린이 8,000원, 경로, 장애인 5,000원/전화나 온라인으로 필히 예약/문의:수원시티투어(031-256-8300), 수원시청 :http://www.suwon. ne.kr/.
●식당정보:수원에는 100여개가 넘는 갈비집이 있는데 본수원 갈비집(캐슬 호텔 뒤), 신라갈비(031-법원사거리), 삼부자갈비(원천동)이 알려져 있다. 또는 팔달문쪽 지동시장에 순대국이 있다.
●주변 볼거리:시티투어 만으로 충분히 화성을 돌아볼 수 없다. 미흡함이 남는다면 개인적으로 돌아다녀야 한다. 참고로 눈치껏 무료 주차를 할 수 있는 곳이 창룡문쪽이다.

■이신화·『DSRL 메고 떠나는 최고의 여행지』의 저자 http://www.sinhwa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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