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로 2009년은 중소기업인이나 중소기업 근로자들에게 현재 생존뿐만 아니라 미래 전망도 알 수 없는 정말 어려운 한 해였다. 경제 상황은 경기변동에 따라 좌우되므로, 정상적인 경제라면 항상 어려운 시기만 있는 것도 아니고 항상 좋은 시기만 있는 것도 아니다.
2009년 경제위기를 겪고 나니, 2010년 경제는 호황이다. OECD 한국경제 전망치도 지난해 11월 4.4%에서 5월에는 5.8%로 1.4%로 그리고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도 4.2%에서 4.7%로 상향 조정됐다.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도 지난 해 11월 3.4%에서 4.6%로, 내년도 3.7%에서 4.8%로 상향조정됐다. 한국경제의 4월까지 성과를 보면, 소비는 전월보다 감소했으나 설비 및 건설 투자는 증가하고 있고, 서비스업은 소폭 감소하지만 제조업은 증가한다. 이러한 현상으로 수출은 큰 폭으로 증가하고, 경상수지도 2월 이후 연속 3개월 흑자이고 4월 경상수지도 기록적인 흑자 규모다.
그러나 기업인 또는 일반인에게도 중요한 교훈이 “어려울 때를 대비하고 잊지 말라”는 격언을 기억하자. 개인이 어려울 때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가장 잘 알 수 있듯이, 기업도 어려울 때 무엇이 가장 필요한 것인가를 가장 잘 알 수 있다.

위기시 취약점 잘 드러나

호경기 보다 불경기 때 기업 경쟁력의 취약점이 잘 드러나고, 금융위기와 같은 경제위기일 때 경쟁력의 취약점이 가장 잘 드러난다. 2009년의 금융위기는 평상시 불황에서는 보지 못한 기업의 취약점이 가장 잘 드러나, 어려웠지만 기업 전환의 계기로 이용될 수 있다.
이러한 취약점이 드러났지만, 금융위기로 인해 정부는 기업의 구조조정 보다 기업의 생존이 더 급선무라 생각하여, 중소기업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했다. 이러한 정부 지원 속에서 기업들은 두 가지 길을 택할 수 있었다.
첫째, 가장 편한 방법이 정부 지원에 편승하여, 기업의 취약점을 덮어버리고 금융위기를 극복했다고 나서는 것이다. 둘째, 정부 지원에 편승하면서도, 기업의 취약점을 보완해야겠다는 결심으로 어려움을 무릅쓰고 기업을 혁신해 나가는 것이다.
두 가지 길 중에서 첫째 길을 택한 기업은 다음 불경기나 금융위기를 겪게 되면 당연히 생존이 어렵겠지만, 호경기에도 경쟁력 유지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반면 두 번째 취약점을 보완하여 혁신해 나가는 기업은 고통스럽지만 큰 성과를 얻을 것이다. 혁신을 통해 강화된 역량으로 기업은 새로운 불경기나 금융위기도 감당해 나갈 수 있을 것이고, 호경기에는 어떤 기업보다 지속적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개선위해 혁신 노력을

정부 지원은 경제 위기로 인해 안정적 경제운용을 위한 일시적 지원이지 지속적인 지원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정부 지원이 중소기업에게는 수혜이지만 정부에게는 부담이기 때문이다.
정부 지원은 공짜가 아니고, 경제 위기에서 중소기업 지원에 사용된 비용의 부담은 궁극적으로 납세자가 해결해야 한다. 납세자의 부담을 줄여 주려면, 정부는 중소기업 생존을 위해 지원된 자금을 적절한 시점에서 회수를 해야 한다. 이를 언제부터 실행하느냐가 바로 논란이 많은 ‘출구전략’이다.
시기가 문제이지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올릴 준비가 되어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씩 올해 3번 올리면, 중소기업과 가계는 각각 3.16조원, 3.73조원의 이자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는 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그리고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경기회복세의 영향으로 대출 부도율은 오히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09년 금융위기는 한국의 중소기업인들에게 각 기업의 경쟁력 취약점을 확실하게 인식할 수 있는 고통이 준 귀한 기회이다. 경기가 회복되고, 정부가 출구전략을 연기하고 속도를 늦추더라도, 기업의 취약점을 개선하기 위한 혁신적 노력을 미루어서는 안 된다.
경제는 경기변동과 위기를 겪으면서 변화해 가는 것이고, 다음의 위기가 언제 발생할지 모른다. 이번 위기에서 발견된 기업의 취약점을 개선하여, 다음 위기에는 고통을 겪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의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이종욱
서울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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