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복합기술 발달 산업간 경계 붕괴 촉진”

○… 자동차휠프로텍터와 진공채혈관용 튜브 등 PE제품을 생산하는 (주)아이티피.
이회사가 개발한 IT방음벽은 PE제품으로 가볍고 충격에 강한 것은 물론 재활용이 가능해 가설방음벽과 EGI휀스 대체품으로 각광 받고 있다.
그러나 작업현장에서 하루 평균 작업자가 들어올리는 제품 무게가 5톤에 달해 단순반복작업에 따른 생산성 저하 및 품질문제가 발생했다.
이같은 문제점 개선을 위해 회사가 선택한 방안이 산·학·연 공동기술개발지원사업으로 2007년 7월 전주대와 공동으로 ‘플라스틱 베어링 보호캡 생산자동화 제품개발’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기술개발 결과 자동차부품에서부터 농기계, 전자제품 부품에 이르기까지 플라스틱 베어링 보호캡 생산공정이 적용되는 모든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위치한 에이엔티이십일. 환경소재 및 장치 전문기업인 이 회사는 ‘수처리 여과장치용 복합바이오 비드 기술’ 개발에 나섰지만 녹녹치 않은 과정을 거쳤다. 기존의 모래필터가 갖는 문제점을 대체한 복합바이오 비드기술의 탄생은 설립부터 한밭대 창업보육센터에서 시작된 산학협력에 있었다.
매출의 20%를 R&D 투자에 집중한 이 회사는 KT(국산 신기술)마크, 우수제품 인증은 물론 30여개의 산업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산학연 협력 왜 중요한가=지식기반경제 심화와 더불어 기술간 융합현상 가속화에 따라 산학연 협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기업의 제품개발이나 R&D에 있어서도 다양한 지식의 결합이 필수적이며 이전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개념의 ‘개방형 혁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21세기 들어서면서 부각된 4세대 R&D 개념이 시장지배 제품 창출을 목표로 R&D 활동과 시장의 통합이 강조되면서 이같은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시장에서 보다 높은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상호의존적 학습을 통해 고객의 니즈와 기술혁신 역량을 결합시키는 4세대 R&D 활동은 다양한 지식과 아이디어의 결합을 통해 제품 자체의 진화를 가능하도록 하는 플랫폼이 강조되고 있다.
공통·공용의 표준화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의미하는 플랫폼은 표준 인터페이스를 바탕으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적용이 가능하도록 유연성을 갖는 특징이 있으며 ‘아이폰’을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을 수 있다.
이에 따라 R&D 활동 주체인 산학연의 자발적인 연계와 네트워킹 및 참여가 성공적인 R&D활동과 제품 개발의 핵심요소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선진국들의 경우 산학연 연계와 네트워킹 지원정책을 R&D 핵심정책으로 실행하고 있다.
미국은 중소기업기술이전프로그램(STTR)을 통해 중소기업과 대학, 연구기관간 공동연구와 기술이전을 촉진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일본은 최근 기업과의 연계를 촉진시키는 대학 및 연구기관의 기술이전조직(TLO)을 확대, 강화시키고 있다.
EU는 기술이전 네트워크인 IRC-(Innovation Relay Center)를 구축한데 이어 2013년까지 유로정보센터(EIC)와 통합, 기업유럽네트워크(EEN)로 확대할 예정이다.
□문제는 없나=1980년대 이후 공동연구개발 등 산학연 협력 촉진정책이 지속된 가운데 2003년부터 수요자 니즈와 참여를 강조하는 형태로 발전됐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산학연 협력사업은 정부주도형 협동연구가 늘고 있는 상태. 정부 R&D 사업 가운데 협동연구 비중은 지난 2006년 58.6%에서 2008년 64.8%까지 상승하면서 협동연구비도 5조7천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개발 수행경험이 있는 기업 가운데 최근 3년간 협력연구개발을 수행한 경험이 있는 기업 비율도 53.2%에 달한다.
그러나 산학연 자체적인 상호투자나 협동연구는 여전히 미약한 수준으로 기업의 R&D 투자액 중 대학이나 출연(연)에 투자하는 비중은 2%에도 못미쳐 오히려 10년 전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기술진흥협회가 지난 2008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산학연 협력의 최대 애로요인으로 ▲정보부족 ▲협력아이템 발굴 ▲협력기관의 자금부족 ▲협력기관의 기술부족을 꼽았다.
□바람직한 협력 방안은 무엇인가=자발적 협력이 어려운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는 상호불신과 이해 부족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 2009년 산업기술원이 발표한 국내기업의 R&D협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이 협력 대상을 탐색하고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개인적 인맥에 의존하는 경우가 절대 다수로 나타나 효과적인 협력활동을 저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기업은 대학 등의 기술개발 역량이 기업의 요구수준을 따라오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대학은 기업의 의사표현, 투자 및 참여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상호 이해 부족 및 불신이 발생하는 것은 서로의 의사나 추구하는 바 등을 자유롭게 논의하거나 협력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적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현재의 정부지원체제가 주로 기술개발 성과를 내야하는 공동연구개발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과제 기획 등의 연구개발 이전단계에서 산학연이 자유롭게 상호 의견교환을 할 수 있는 터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자발적인 협력 강화를 위해서는 산학연 협력 활동에 따른 공동이익의 확보 및 배분 또한 중요한 문제로 나타났다.
홍성민 STEPI 과학기술인력단장은 “산학연 협력 활성화를 위해서는 참여주체들에게 공동활동을 할 경우 인센티브를 확실히 보장해 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며 “기업, 연구소, 대학 등 참여기관에 부여되는 이익은 물론 실제 활동을 수행할 내부 인력에게도 인센티브가 동시에 주어질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학공동기술개발 박차=전국 240개 대학 및 연구기관과 공동연구개발을 수행할 1,336개 중소기업이 최근 선정됐다.
중소기업청은 이같이 밝히고 1,440억원을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산학연 공동기술개발사업은 전국 219개 대학 1,292명의 교수와 21개 연구기관 160여명의 책임연구원이 참여, 보유기술을 중소기업에 이전 사업화에 나서게 된다.
특히 올해부터는 지방자치단체 매칭이 있는 지역사업과 매칭이 없는 전국 및 국제사업으로 구분돼 중소기업이 원하는 지역의 대학·연구기관과 협력이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또 지방 중소기업들의 기술혁신 역량 제고를 위해 지역사업에 지방자치단체 예산이 343억원 출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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