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대교를 건너 남해읍으로 향하는 19번 도로변은 봄이 되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아름다운 길이다. 이제 꽃잎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고 무성한 잎만 남아 봄을 알려주고 있다. 남해 여행은 대부분 이 도로를 따라 이어진다. 이번 여행길은 충무공 유적지인 설천면 노량마을을 통해서 들어가보자. 멀리 하동땅이 바라다 보인다. 대교와 바다를 사이에 두고 하동과 남해로 지역이 나뉘는 것이다. 바다 너머가 하동땅이라는 것을 인지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노량마을에서 왕지마을까지 이어지는 해안드라이브길은 여행의 시작부터 즐거움을 던져준다. 언덕 밑으로는 해안도로가 이어지고 노란 유채꽃과 어우러져 더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었다. 고갯길을 넘어서면 왕지마을 가는 길. 평범한 어촌마을이지만 언덕받이에서 바라보는 모습은 그림같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왕지마을은 전국 명산을 돌며 임금의 꿈을 발원하던 이성계가 백일 기도를 드린후 한양으로 돌아가는 길에 풍광이 빼어난 이곳 정취에 취해 잠시 다리품을 풀었던 곳이라 해서 붙여진 지명이다. 이성계가 이곳 굽은 고개를 넘어가 임금이 됐다 해서 ‘굽을 왕 땅지’를 써서 ‘왕지’라 했다.
임금될 이가 취할 정도로 풍광이 아름다운 설천면 왕지마을. 봄이면 구두산을 태운 연분홍 진달래가 바다로 쏟아져 내리고 충렬사에서 왕지마을에 이르는 도로는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꽃이 터널을 이뤄 하늘을 가리는 곳이다.
남해대교와 푸른 하늘과 하늘보다 더 푸른 쪽빛 바다, 유채꽃, 진달래꽃, 벚꽃 꽃사태, 그리고 한가로운 강태공들이 낚시대를 드리운 설천면 왕지마을.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 때가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지금이라도 기억속에 넣어도 좋을 일이다.
왕지마을은 본동 50여호, 자연 마을인 수원늘 20여호에 180여명의 주민들이 오손도손 살고 있다. 여느 마을에는 그 흔한 축사가 1동뿐이며 3가구에서 느타리버섯을 재배할 뿐, 대부분 마늘과 벼농사를 짓는다.
왕지마을은 낚시꾼 소리를 듣는 사람이라면 익히 아는 마을이다. 본디 노래미, 도다리, 감성돔이 잘 무는 곳이다. 더구나 하동쪽과 삼천포쪽 물살이 만나는 곳이라 고기 육질이 탄력있어 회맛이 좋기로도 이름나 있다.
그 외 남해는 보리암, 상주해수욕장 등 유명명소가 많다. 그중에서 남면 가천마을의 암수바위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가천마을은 경사가 심해 절벽같은 산을 개간해 다랑이논을 만들고 사는 곳이라서 ‘다랑이마을’이라고 부른다. 일명 천수답 농경지를 칭하는 것이다. 언덕위쪽으로 도로가 만들어져 있어 금방이라도 바다쪽으로 빠질 것 같은 위태감이 느껴진다.
좁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마을 골목길을 따라 내려가면 언덕 위에 지은 주택가가 끝나는 지점에 잘생긴 자연석이 두 개 있다. 조선 후기 여성들의 구원처였던 미륵신앙이 담긴 문화재다.
이 바위에 치성을 드리면 천재지변을 막고, 풍어를 이룰 수 있으며 아들을 낳을 수 있다고 전해 내려온다. 특별한 볼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남면 숙호부터 평산까지 약 15km의 남면 해안도로의 절경이 아름답다.
■대중교통 ; 경남 삼천포항에서 창선 단항까지 도선이용 일출시부터 일몰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행, 20분소요. 승용차도 승선 할 수 있다.
■자가운전 : 남해고속도로 남해IC-남해대교-19번 국도변 벚꽃길-대교 건너자마자 우측 충렬사 노량리로 들어가는 길이 있다. 30여분 정도 구불구불 달려나오면 19번 국도와 만나고 이내 남해읍. 남해읍에서 상주쪽으로 가다보면 우측에 가천 암수바위 가는 팻말이 나선다.
■별미집&숙박 : 노량대교 밑으로는 횟집이 여럿 있다. 또 왕지마을에도 횟집이 있다. 한산횟집 등에서는 직접 고기를 잡은 자연산 회를 즐길 수 있다. 그 외에 미조항쪽으로 가면 봄철 별미인 멸치회나 갈치회 등을 즐길 수 있다. 공주식당이 연륜있고 촌놈횟집은 회먹기에 좋은 곳이다. 숙박은 보리암 가는 길목이나 남해읍, 도로변에도 여럿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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