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임실을 찾는다. 치즈마을에서 체험을 하고 나서 훌쩍 두어해가 지나가 버렸다. 똑같을까? 조금은 변했겠지? 그랬다. 전주를 빠져나와 사선대 가는 입구에서 임실치즈체험장을 만난다. 원래 숲골 원조마을에서 하다 이쪽으로 옮겼다는데, 사연이 있겠지만 체험객들에게 그런 이유가 무어 중요하리? 규모는 작지만 단체가 아니라도 체험을 즐길 수 있으니 다행이지 않겠는가?
임실치즈체험학교를 비껴 안쪽으로 들어서 섬진강의 상류인 오원강변의 사선대를 찾는다. 땡볕이 내리쬐는 곳. 그래도 여전히 멋지다. 네 신선이 놀았다는 전설이 깃든 명승지. 3천여년 전, 하늘에서 네 선녀가 내려와 함께 놀았고 곧이어 까마귀 무리까지 어울려 즐기다가 신선과 선녀들이 승천했다. 이러한 전설에 따라 이곳을 사선대라고 불렀고 강 이름을 오원강(烏院江)이라고 했다는 곳.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공원이 이 계절에도 손색없이 멋지다.
사선대를 끼고 산자락 위에 세워진 운서정에 이르는 산책코스는 오르지 않는다. 운서정은 일제 때 우국지사들이 모여 한을 달래곤 했다는 곳. 대신 세계의 여러 유명조각가들의 작품을 진열해 놓은 조각공원만 둘러본다. 분수대, 산책로, 인조잔디가 깔린 축구장, 청소년수련관이 조성되어 있는 이곳. 늘 좋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어쨌든 이곳에서는 해마다 10월 초순 소충, 사선문화제가 열린다. 그때를 기약해서 찾아도 좋을 듯하다.
자리를 비껴 숲골을 찾는다. 우리나라에서 치즈가 처음 생산되기 시작하게 된 것은 1959년 벨기에에서 파견되어 부안성당을 거쳐 임실성당 주임신부로 있던 지정환 신부에 의해서다.
1967년 최초의 치즈 공장을 세우면서 국산 치즈의 역사가 시작되었던 것. 그러면서 임실에서는 숲골을 정보화 마을로 선정하고 임실치즈피자마을(063-643-3700 cheese.invil.org, 임실읍 금성리)을 설립했다.
일명 ‘느티나무 마을’이라고 불리는데, 그 말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하천변 양옆으로 이파리 성성한 나무가 심어져 있다. 초록이 무성해지면서 휘감아 도는 하천 길은 여전히 운치 있다. 마을 입구의 안내소와 판매대를 지나 마을 안쪽으로 10여분 정도 들어서면 체험장이 나온다.
역시 달라져 있다. 원조격인 숲골이 치즈만들기와 피자 만들기 등 건물을 새롭게 했다. 어쩌면 이곳이 시설은 가장 빼어날 것이다. 프로그램은 각자 원하는대로 선택할 수 있다. 주로 단체로 진행이 된다. 낮은 앉은뱅이 둥근 탁자에 앉아 1-2시간 정도 가족들이 함께 모여서 모짜렐라 치즈도 만들고 퀴즈를 내는 등. 재미있게 체험이 진행된다. 직접 만든 맛있는 요구르트를 선물로 주고 만든 치즈를 이용해 간식거리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체험이 끝나면 200그램 정도의 치즈를 가지고 가니 일석이조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바로 옆 동에서는 치즈를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건물도 있다. 조금씩 변하긴 했지만 특별나진 않다. 소소한 변화일 뿐.
끝으로 옥정호를 찾는다. 시원한 강변. 여전히 멋지다. 건교부가 ‘한국의 아름다운 길’ 중 하나로 선정한, 그 길을 아무 생각없이 돌아본다. 물안개를 볼 이유 없으니 힘겹게 국사봉(475m) 산정으로 오르지도 않는다.
어쨌든 가족 여행자라면 재밌는 치즈 체험하고 옥정호반 주변에서 편하게 쉬면 참 좋을 듯하다. 낚시를 좋아한다면 강변 숨은 구석 찾아 낚시대를 던지고 캠핑을 즐겨도 좋을 듯하다.

■사진은 옥정호.

●사선대: 063-643-2575/관촌면 관촌리/주차비, 입장료 없음.
●임실치즈체험학교: 063-644-2009/www.appenzell.co.kr/관촌면 덕천리/이용시간:10시30분-16시30분/체험비 1만8천원(3세이상), 단체 1만6천원/개인체험도 가능/코스 선택은 자유/
●임실치즈피자마을:063-643-3700/cheese. invil.org/임실읍 금성리/이용시간:오전 9시-오후 4시(토요일은 오후 1시까지)/월요일 휴관/단체체험만 가능.
●기타:사선대에는 호수정(063-643-7339, 뚝배기 매운탕), 옥정호반 주변에서는 구암산장(063-643-0349 붕어찜), 국사봉휴게소(063-643-2025, 백반)등이 있다. 숙박은 운암대교 주변에 리버사이드(063-221-7968), 하얀집(063-221-2590) 등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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