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말이 아니라고 한다. 대부분의 상인들은 지금이 IMF 때 보다 더 어렵다고 한다. 경기를 가장 빠르게 느끼는 택시기사들도 이구동성으로 어렵다며 한숨을 내쉰다. 서민 경제를 위한 정책들은 수시로 보도되지만 반찬은 많은데 먹을 것이 없다고 푸념한다.
양극화가 심화되는 작금의 상황이 쉽사리 해결될 것 같지 않다는 것이 소상공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때문에 소상공인들은 오늘도 긴장의 연속이다. 많은 자금을 투자하여 점포를 얻어 시설투자를 하고 인테리어를 하였는데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혹시나 하고 기다리지만 역시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날들이 계속된다. 언제까지 점포 유지를 해야 하는가 고민에 빠지게 된다.
다음과 같은 현상이 나타나면 입지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과감한 결정을 하여 점포를 옮기는 결정을 해야 한다.
① 유동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과거 유동인구가 매우 많은 지역이었는데 어느 순간 점포 주변의 유동인구가 줄어드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는 기존의 상권이 도시개발계획이나 도로 계획의 변경 등으로 주변 다른 곳에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② 점포 주변의 환경이 낡아지고 있다.
간판이 낡고 변색된 점포가 늘어나고 있다면 이는 장사가 되지 않아 시설 투자에 인색해지고 있다고 해석하면 된다. 따라서 이전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③ 같은 업종이 출점 했으나 바로 철수했다.
자신의 업종과 동일 업종이 주변에 입점하였다가 특별한 이유가 없이 바로 철수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그 지역에는 같은 업종의 장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자신의 점포도 이전을 고려해보는 것이 현명하다.
④ 주변에 잘되는 점포가 없다.
대부분의 점포는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때문에 좋은 상권에 입점한 점포는 모두가 잘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내점포가 잘 되려면 주변의 다른 업종들도 성업을 이뤄야한다. 내 점포는 물론이고 주변 점포 모두가 신통치 않다면 점포 이전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⑤ 공실 점포가 늘어난다.
상식적으로 충분한 판단이 가능한 일이다. 주변의 점포들이 자꾸 비는 곳이 늘어난다면 장사가 안 되는 곳이라 생각하고 고객들은 붐비는 다른 상권으로 발길을 옮긴다.
⑥ PC방이나 게임센터, 주점 등이 부쩍 늘었다.
이러한 곳은 오락이나 유흥 업종이 들어서는 상권으로 변하는 곳으로 편의점을 제외하고는 일반 판매점의 경우에는 좋은 입지라고 볼 수 없다.
⑦ 통행인의 보행속도가 빠르다.
통행인의 보행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쇼핑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점포주변에 머무를 확률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
⑧ 통행인의 흐름이 특정방향으로만 이어지고 있다.
특정한 곳에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통행인이 자신의 점포를 지나간다면 충동구매가 어려워진다. 따라서 매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⑨ 자전거나 기물 등이 방치되어 있는 곳이 많다.
사람들이 붐비는 상권에는 이러한 기물들이 방치되지 않는다. 사람들의 통행이 끊어졌거나 뜸해졌다고 판단해야한다.
⑩ 주위도로가 지저분하고 쓰레기가 그대로 쌓여있다.
굳이 깨진 유리창의 법칙을 들지 않더라도 주변 상권이 무너져서 회복이 어려운 곳이라고 판단해야한다.
점포는 경기에 민감하다. 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에도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주변에 백화점, 대형할인매장 같은 집객시설이 들어선다거나 대규모 공동주택단지, 지하철 개통, 신설 도로 개설 같은 수많은 요인들에 의해 상권은 변하고 이에 따라 점포의 입지도 변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좋았던 입지가 나쁜 입지로 변하기도 한다.
입지는 한번 정하면 바꾸기가 어렵다. 하지만 입지 환경이 바뀌면 주저 없이 이전을 검토하는 것이 현명하다. 특별한 공식과 정답은 없지만 상기 사항들이 내 점포 주변에서 이뤄지고 있다면 점포 이전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소점포의 성공요인 상당 부분(70%)이 입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나쁜 입지에서 막연한 기대나 기존의 투자가 아까워 주저하고 있다면 과감한 결정을 해야 한다. 이는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우를 범해서는 안돼기 때문이다.

조병무
대전북부소상공인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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