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열전구, 무선전신, 제트엔진, 소형컴퓨터, 볼펜, 전자레인지……. 이 모든 것들의 공통점은 우리 생활을 풍요롭게 한 문명의 이기들이면서 동시에 모두 중소기업들에 의해 개발되어 우리들 곁에 다가온 것들이란 점이다. 우리생활을 편하고 풍요롭게 해준 중소기업 제품들은 비단 이것들만이 아니다. 컴퓨터산업을 일으킨 IBM, 오늘날 정보통신사회 도래에 지대한 공헌을 한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모두 중소기업에서 출발한 기업들이다.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력이 화두가 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력은 이 정부에서만 그러한 것이 아니라 역대 모든 정부에서 그 중요성이 강조됐다. 그럼 우리는 왜 이렇게 기업간 협력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력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그 대답은 정치, 경제, 사회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답을 경제에만 국한한다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중소기업이 제대로 육성될 때 경제의 다이내미즘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위의 예들에서도 보았지만 중소기업이 제대로 되면 중소기업은 기술혁신을 주도한다. 그것은 중소기업 고유의 창의성과 유연성, 위험부담 감수성 등에 기인한다.
이러한 결과, 중소기업은 마켓 장악력의 극대화보다는 혁신의 극대화에 승부를 걸어 성장을 도모한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종업원 1인당 특허수는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14배에 달한다.

납품가·불공정거래 개선‘핵심’

이러한 혁신성이 넘치는 중소기업들이 시장에서 혁신성과의 정도에 따라 성장하기도 하고 소멸하기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이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경제의 특징이다. 이러한 결과, 제대로 된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경제는 항상 활력이 넘치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신물이 날 정도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력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이러한 협력을 통해 중소기업이 성장할 공간을 넓게 열어주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우리 경제의 다이내미즘을 확보하기 위해서인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최근 정부와 재계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력증진을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력에 있어서 현재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납품단가 문제와 불공정거래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외 다른 것들은 곁가지에 속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많은 중소기업들은 이 두 가지 문제만 해결해 주면 다른 것들은 스스로 알아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보증제·불공정거래 제재 필요

따라서 향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문제는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초점이 모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이 두 가지 문제와 관련한 아이디어 차원에서의 제안이다.
먼저, 최종소비재에 대한 A/S 시장에서의 중소기업 부품 활용과 관련된 것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자동차 정비의 경우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정비시에 ‘순정품’으로 인정된 부품을 사용한다. 부품은 동일한 부품이지만 순정품으로 인정받느냐의 여부에 따라 그 가격의 차이가 매우 달라진다. 그 결과 소비자의 정비수가와 자동차 보험료가 높아진다.
또한 부품기업에 돌아가야 할 이익은 크게 감소한다. 중소기업과 소비자들의 이익을 높이기 위해 이러한 거래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정부 또는 그 산하기관 또는 보험회사들이 중소부품사들의 제품에 대한 보증제도를 실시해 이러한 거래구조를 바로잡는 것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제대로 된 협력을 제고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끊임없이 발생하는 불공정거래에 관한 것이다. 불공정거래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이런 거래로부터 생기는 이익이 적발되어 제재를 받을 때의 이익보다 크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따라서 적발된 불공정거래에 대해서는 그로부터 얻는 이익 또는 그로부터 중소기업에게 발생하는 손실의 수십 배의 변상을 하도록 해 불공정거래를 할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불공정거래가 적발도 잘 되지 않고 적발되어도 그 제재가 심각하지 않는 한 불공정거래는 지속될 것임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송장준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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