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실천방안’마련…글로벌 협력사 육성 ‘시동’건강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뉴스는 동반성장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대기업의 성공사례를 소개, 상생협력 분위기 확산에 나서고자 한다.
백라이트 유닛(BLU) 전문기업 태산LCD. 키코(KIKO)피해 1호 기업인 태산LCD가 위기를 극복하는데에는 사실상 삼성전자의 도움이 컸다.
2008년 이 회사는 키코로 인해 당기 순 적자가 매출액에 육박하는 7,600여억원에 달했다. 같은해 1분기 BLU 생산량도 전년 같은기간 보다 25% 줄었고 공장 가동률은 61%에 불과했다. 어려울 때 손을 내민 삼성전자는 기존 공급 물량을 보장하고 협력업체로부터 재료를 구매, 태산LCD에 안정적으로 공급해줬다. 납품대금까지 챙겨준 결과 태산LCD는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었고 위기극복의 토대가 됐다.
삼성전자는 한발 더 나아가 2009년 5월부터 충남 탕정사업장이 담당하던 32인치 LCD TV 생산과정 일부를 태산LCD에 위탁했다. 여기에 보답이라도 하듯 태산LCD는 새로운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에 집중해 생산성 향상으로 화답, 글로벌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사례1
TFT-LCD 분야 대일 의존도가 높은 ODF(One Drop Filling)장비.
국산화의 필요성이 높았던 삼성전자는 ODF 개발이 가능한 협력사를 종합 검토한 결과 AP시스템과 2004년 6월부터 23개월에 걸친 공동기술개발에 나서 국산화에 성공했다. AP시스템은 2년에 걸쳐 1천억원의 신규 매출을 창출했고 삼성전자는 198억원의 투자비 절감과 1,301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뒀다.

■사례2
30여년전부터 협력업체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건희 회장. “협력업체를 포함 우리는 다 같은 삼성가족이다”라고 밝힌 이 회장은 평소에도 거래처, 납품업체, 하청업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말 것을 지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구매의 예술화’란 말로 협력업체의 중요성과 상생협력을 강조한 삼성전자는 국내 최초로 2004년 임원단위의 상생협력 전담조직을 만들어 운영을 시작했다.
협력사 지원 활동 체계를 구축한 삼성전자는 2005년부터는 협력사 대상 전액 현금 결제를 시행해 이들의 유동성 개선을 도왔다. 2008년에는 ‘상생협력실’을 설치해 보다 중장기적이고 발전적인 상생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자 삼성전자는 ‘상생경영 7대 실천방안’을 내놓았다. 2, 3차 협력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성장 가능성이 큰 1차 협력사를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7대 실천방안 무엇을 담았나=7대 실천방안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사급(賜給)제 도입. 원자재 급등락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삼성식 해법이 바로 사급제로 주요 원자재를 삼성전자가 직접 구매해 협력사에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원자재가격 변동을 납품가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 왔으나 품목별로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시행상 어려운 점이 있어 효과적인 해결을 위해 도입한 것으로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덜어주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냉장고·세탁기·에어컨·LCD TV 등 대형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철판·레진(수지)·동 등에 우선 적용하고 향후 다른 제품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2~3차 협력사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1조원 규모의 ‘협력사 지원 펀드’도 눈에 띄는 대목. 삼성전자는 기업은행과 공동으로 최대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협력사의 설비 투자·기술 개발·운영 자금 등 기업 경영 전반에 걸쳐 필요한 자금을 지원 할 예정이다.
□내부시스템 개선 박차=삼성전자는 상생방안이 2~3차 협력사로 충분히 파급되도록 2차 협력사에 대한 대금 지급 조건·현장개선 지원활동 수준 등을 1차 협력사 종합평가 항목에 반영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1, 2차 협력사 간 불공정 관행이 자연스럽게 개선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 삼성의 목표다. 또 1차 협력사 대상 교육지원 프로그램을 2차 협력사로 확대시키고 이와는 별도로 기술과 품질·거래 규모 등 일정한 자격을 갖춘 2, 3차 협력사를 1차 협력사로 전환시킬 방침이다.
이들은 거래 대금 전액을 현금으로 결제 받는 1차 협력업체의 이점은 물론 대외 거래 때 신인도를 높이는 부수적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2015년까지 글로벌 수준의 협력업체를 50개까지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동반성장 강조 이유는=삼성전자는 오래 전부터 조립산업의 특성상 협력업체 경쟁력이 삼성전자의 경쟁력이라는 인식하에 협력업체의 역할을 중요시 했다. 이같은 인식은 삼성전자의 ‘5대 핵심가치’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기업의 성패와 세상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인재에 있다는 인재제일과 최고지향, 변화선도, 정도경영과 함께 상생추구의 정신을 그 가치로 삼고 있다. 상생추구 정신은 정도경영과 함께 삼성전자 상생협력의 근간으로 삼성전자와 거래하는 모든 협력사 및 고객사와의 진정한 협력관계로 나아가는 원동력이다.
이 회사 박종서 상생협력센터장(전무)은 “삼성전자는 2004년부터 매년 2000억원의 상생 자금을 중소기업에 지원했다”며 “이번에 디지털기술의 급격한 변화에 맞춰 협력사와의 상생 틀을 확대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력사 동반성장 대토론회 개최=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의 지시로 10월 1일부터 2일까지 원주 오크밸리에서 1차 협력사는 물론 2~3차 협력사까지 참석한 가운데 ‘협력사 동반성장 대토론회’를 가졌다.(사진)
이번 토론회에는 삼성전자 사장단과 각 사업부 구매관련 임직원, 180여 협력사 대표 등 230여명이 모여 지난 8월 발표한 ‘상생경영 실천방안’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는 아이디어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는 이건희 회장이 “지난 30년간 협력사 지원·육성을 직접 챙겼음에도 협력사의 다양화 및 2~3차로 분화됨에 따라 그동안 지원이 미흡했다”는 특별지시에 의해 마련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협력사 대표 협의회 회장인 이세용 이랜택 대표는 “1차 협력사들 또한 2~3차 협력사 지원에 힘을 쏟아 선순환의 상생구조가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도 “신입사원까지 상생 마인드를 지닐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 하겠다”며 “협력사도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도록 끊임없는 혁신활동이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력 중소기업 성공사례-에프에스티 ]경영·기술 자문에 무이자 자금지원
(주)에프에스티는 반도체 부품소재인 펠리클(아주 얇은 플라스틱으로 빛의 일부는 반사하고 일부는 투과시키는 특수필름)을 제조하는 삼성전자의 1차 협력업체다. 이 회사는 1988년부터 삼성전자와 거래하면서 일본이나 미국 등 경쟁기업에 비해 부족했던 품질을 삼성전자로부터 꾸준히 테스트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얻으면서 점차 향상시켰다.
이제는 일본 경쟁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가 됐다. 이러한 성장은 삼성전자의 경영 기술자문과 자금지원에서 찾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경영자문단과 제조분야 전문가 등을 통해 에프에스티에 경영자문을 했다. 제조분야 전문가의 노하우가 합쳐지면서 에프에스티의 생산라인이 기존 Batch방식(일괄 처리 방식)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한 Cell방식으로 전환됐다.
즉각적인 시장대응이 가능하게 변모한 것으로 지난 3월부터 삼성전자의 경영자문과 제조 전문가가 결합된 집중 컨설팅을 받으면서 에프에스티의 생산성은 전년동기 대비 50%가 향상됐다. 여기에 20억원의 자금지원도 에프에스티에는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였다.
삼성전자는 협력사 지원육성책의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시행된 경영자문단을 전무와 상무급 등 삼성전자 퇴임 임원 8명으로 구성하여, 제조부터 혁신, 기획, 기술, 인사 등 각 분야별로 운영하고 있다. 이들 경영자문단은 그간 삼성전자에서 수십년간 쌓아 온 경력과 노하우를 협력업체에 전수해 주고 있다.

[협력 중소기업 성공사례-부전전자]협력사 임직원 교육, 노하우 전수·현금결재 지원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부전전자는 휴대폰용 스피커 부문에선 세계 정상급 중소기업이다. 그러나, 15년 전만해도 주로 무선호출기(삐삐)에 들어가던 버저(buzzer)를 만들던 소규모 업체였다. 사실 처음엔 휴대폰도 2,3개 음만 가능한 버저가 쓰였다. 그러나, 삼성전자에서 다양한 벨소리를 내기 위해 화음이 가능한 스피커를 만들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 스피커를 납품한 것이 도약의 계기가 되었다.
2004년 엄지로 밀어올리는 슬라이드폰을 위해 부전전자도 스피커 두께를 5mm에서 3mm까지 줄여야 했다. 이때 부전전자는 삼성전자의 3차원(3D) 디자인 기기를 이용해 설계에 나섰고 사출 노하우도 전수 받았다. 이러한 협업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얇은 휴대폰용 스피커가 탄생했다. 그러나, 두께가 얇아지면서 예상치못한 품질문제가 발생했다.
스피커 자체만으로는 이상이 없는데 휴대폰에 조립되면 내부 구조상 예상 하지 못한 잡음이 들렸던 것.
이러한 숙제를 풀어준 것도 삼성전자가 전수해 준 ‘6시그마’ 기법이었다. 삼성전자에선 6개월간 직원을 파견, 6시그마 기법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도왔다. 6시그마 기법이 자리잡으면서 삼성전자와 부전전자의 공동 프로젝트의 난제들도 하나 둘씩 해결됐다.
그러나, 부전전자가 삼성전자와 신뢰를 쌓을 수 있었던 가장 큰 토대는 역시 빠른 대금 결재였다. 삼성전자는 1~15일 거래분에 대해서는 27일, 16~31일 거래분에 대해서는 다음달 12일 100% 현금으로 결재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부전전자는 자금 걱정 대신 신제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었다.

-최지성 대표이사를 비롯한 삼성전자 사장단이 지난 1일, 원주 오크밸리에서 열린 ‘협력사 동반성장 大토론회’에서 협력사 대표들로부터 질의응답을 받고 있다. [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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