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국내 기업이 지난해부터 좋은 실적을 거둔 데는 원화가치가 낮은 ‘환율효과’가 상당 부분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연구소는 ‘2011년 한국 기업의 주요 경영이슈’ 보고서에서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올해 사상 최대의 분기 실적을 기록하는 등 지난해부터 기업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고 최근 진단했다.
연구소는 기업의 실적이 개선된 배경으로 국제 경쟁력 강화, 재무 건전성 확보와 더불어 원화 약세를 꼽았다. 연구소는 “원화 환율이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엔화 가치 강세로 고전하는 일본 기업보다 상대적인 경쟁 우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기업 스스로 기울인 노력도 있었지만, 정부의 시장 개입이나 달러화 약세 등 외부적인 여건 변화도 한몫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연구소의 경영인 대상 정보 서비스 ‘SERICEO’가 회원 407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내년 한국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환율 변동폭 확대’가 30.0%로 가장 많이 꼽혔다.
연구소는 그러나 “내년에도 이러한 성과가 유지될 것으로 낙관하기는 어렵다”며 “충격에서 벗어난 글로벌 기업이 ‘실지(失地)’ 회복에 나서는 가운데 환율 등 거시경제 환경에서도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소는 “원화가치가 상승하면서 변동폭이 커지고 금리 인상이 가세하면 수출 경쟁력 저하와 금융비용 증가로 채산성이 나빠질 수 있다”며 “우호적인 대외 여건이 사라지면서 기업의 진정한 경쟁력이 드러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구소는 앞으로 국내 기업이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처하는 내성과 민첩성을 길러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신흥시장에서 글로벌 기업과의 ‘일전’이 예견되는 만큼 신흥시장 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중국 기업과의 협력·견제 ▲모바일·소셜 미디어 활용 혁신 ▲기업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맞추는 비(非) 시장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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