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악동에서 세계적 인물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2010년 ‘올해의 인물’로 26세의 청년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 berg: 1984~)를 선정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Facebook)’의 설립자이자 CEO인 이 청년은 몇 년 전 까지만해도 하버드대 심리학과에 다니는 사고뭉치 학생에 불과했다.
어려서부터 컴퓨터광이었던 주커버그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소프트웨어 만들기’에 열을 올리는 프로그래머였다. 그는 2학년 때 기숙사의 ‘얼짱’여학생 사진을 자신이 만든 사이트에 올려 인기투표를 실시한 사건으로 여학생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퇴학을 당할 뻔하는 위기를 맞는다.
하지만 주커버그는 그 위기의 순간에 기회가 있음을 포착했다. 이 사건으로 일약 컴퓨터 프로그램 ‘신동’이자 하버드의 ‘악동’으로 유명세를 탄 그는 2004년 2월 4일, 하버드대학의 재학생들을 온라인으로 연결하는 사이트 페이스북을 오픈했다. ‘학생들끼리 서로 알고 지내도록 하자’는 취지로 만든 이 사이트는 2주일 만에 하버드 전체로 확산됐고, 2달 만에 아이비리그의 유명 대학은 물론 미국 전역의 대학과 고등학교를 아우르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게 된다. 엄청난 규모로 광고 수익이 늘어나자 주커버그는 페이스북에 전념하기 위해 학교를 그만 두기에 이른다.
이렇게 출발한 페이스북은 창업 6년만인 2010년 7월, 5억 명이 가입한 세계 최대 인터넷 인맥 사이트로 성장했고, 주커버그는 구글을 위협하는 IT계의 영웅이 되었다. 사용자 5억 명이란 전 세계 인구의 8%, 인터넷 사용자의 27%가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세계 인구 14명 중 한 명이 페이스북 사용자인 셈이다. 가히 지구촌을 하나로 묶는 엄청난 파워를 지닌,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매개체가 등장한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의 최대 성공요인으로 개방성, 즉 오픈 플랫폼을 들고 있다. 주커버그는 타 사이트들과 달리 울타리를 활짝 열어 놓은 초대형 플랫폼을 만들었다. 이 오픈 플랫폼은 무엇이든지 빨아들이는 거대한 블랙홀로 작용했다. 페이스북은 온·오프라인의 간격을 좁혀놓으면서 사회적 계급과 국경을 무의미하게 만들어 누구나 온라인상에서 친구가 될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한 것이다.
그러면서 페이스북은 철저하게 실명제를 실시했다. 그것이 역설적으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 탓에 가입자들은 안심하고 페이스북에 접속하게 된다. 페이스북은 놀라운 ‘친구 추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가입자가 출신 학교나 직장, 취미 등의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친구 추천이라는 형식으로 경력이 겹치는 인물들을 찾아내 준다. 한줄 블로그에서부터 인터넷 카페와 게시판 기능까지 모두 갖추고 있어서 가입자가 지닌 모든 요소들이 만남의 고리로 작용한다.
2010년 3월 첫째 주 미국 인터넷 이용자 분석 결과 페이스북이 구글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BBC는 최근 ‘페이스북은 국경·계급의 벽을 무너뜨리며 친구가 친구로 이어지면서 이용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주커버그는 이용자가 5억 명을 넘어 선 것을 알리는 글에서 “페이스북의 임무는 세계를 더 열린사회로 만들고 서로 연결되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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