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새해가 열렸다. 뭔가 신나는 겨울을 느끼고 싶다. 묵직한 일상을 벗어나 단 몇 일이라도 재밌게 놀고 싶다. 그렇다면 평창군 횡계로 가야 할 것이다. 용평스키장에는 스키어들이, 의야지 체험마을에는 가족동반 여행객들이, 선자령엔 눈꽃 트레킹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찾아든다. 나이, 취향 등에 맞춰 골라 즐기면 될 일. 무엇보다 겨울철, 눈 많은 횡계지역의 사방팔방 펼쳐지는 겨울 설화가 눈부시게 아름답다.
스릴 만점 스키 타고 발왕산 설화에 취하고 해발 고도 832m의 대관령을 지붕삼고 있는 백두대간 고원마을, 강원도 평창군 횡계지역은 겨울이면 흰 빛으로 변신한다. 조용한 시골 마을은 대목을 맞이한 듯 사람들로 시끌벅적하다. 행여 눈이 내리지 않아도 용평스키장에서 인공설을 흩뿌려 겨울의 초문을 연다. 대설이라도 내린 날이면 이국 땅을 밟은 듯 멋진 설국이 펼쳐진다. 허허롭게 넓은 밭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나무들은 무게를 지탱하지 못할 정도로 두터운 눈 옷을 입는다. 거기에 일시적으로 볼 수 있는 황태덕장도 있다. 개천을 따라 펼쳐진 너른 구릉지대가 온통 황태 밭이다. 반쯤 ‘눈 옷’을 입은 덕장들은 아예 산속까지 파고 들었다.
스키를 즐기지 않는다고 해서 스키장 가는 것을 포기하진 말아야 한다. 곤돌라를 이용해 발왕산(1,458m) 설화를 감상해보자. 곤돌라 이동거리 7.4km. 유리창 발밑으로는 잘도 미끄러지는 스키어들의 모습이 개미처럼 작아 보인다. 구불구불, 아슬아슬하게 길게 구부러진 슬로프, 그리고 흰 눈 가득 찬 산자락이 매력적이다. 전망대에 서면 날 좋은 날이면 강릉 앞바다도 아스라이 눈앞에 다가선다. 주목군락, 은백의 자작나무 숲 들, 헐벚은 나무 밑으로 차곡차곡 눈이 쌓여 두터워 그 길에 사람들의 발자국이 새겨진다. 이곳은 ‘겨울 연가’촬영지여서 실제 크기만한 배우들의 입체적인 사진도 있다.

역동적인 짜릿한 체험거리가 줄줄이,
의야지 바람마을과 대관령 목장
대관령 삼양 목장 가는 길목에서 만나는 의야지(義野地). ‘의로운 땅’이라는 뜻을 지닌 의야지 마을은 해발 750~800m 고지에 자리잡고 있어 일명 바람마을이라고 부른다. 평범한 시골이고 마을청년회에서 주관하고 있는 체험마을이다. 아름다운 건물을 기대하진 말아야 한다. 3만평에 달하는 넓은 터에는 튜브썰매, 봅슬레이 썰매, 스노우모빌, 설상 사륜바이크, 눈썰매장, 양먹이 주기체험, 딸기잼 만들기, 치즈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이 있다. 양 먹이나, 딸기잼, 치즈 만들기가 정적 체험거리라면 튜브썰매, 봅슬레이 썰매, 스노우모빌, 설상 사륜바이크, 눈썰매장은 동적이다. 적당히 정동(靜動)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이어 대관령 목장을 찾아도 좋다. 이곳은 가을 동화, 연애소설, 태극기 휘날리며, 선녀와 사기꾼 등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알려져 있다. 해발 1400m 고원지대라서 눈이 많고 체험도 즐길 수 있다. 셔틀을 이용하면 좋다.

백색의 마술, 아름다운 선자령 눈길 트레킹
선자령(1157m, 평창군 횡계면, 강릉 성산면)은 설화를 감상하기 좋은 트레킹 코스다. 눈과 바람, 그리고 탁 트인 조망이라는 점에서 겨울 산행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다. 대관령 휴게소~새봉~선자령~대관령 휴게소(3시간 30분). 대관령 휴게소~새봉~선자령~동쪽능선~보현사~도로(4시간) 등이 대표적인 산행 코스. 경사도가 약해 힘들이지 않고 멋진 설경을 감상할 수 있다. 늘 눈이 쌓여 있는 곳이므로 산행객들로 북적인다.
눈이 부실 정도로 멋진 설경을 원없이 감상할 수 있는 멋진 설산. 풍력발전기가 많으며 정상에 서면 남쪽으로는 발왕산, 서쪽으로 계방산, 서북쪽으로 오대산, 북쪽으로 황병산을 조망할 수 있다. 제법 많이 걸어야 하는 눈길이라 발목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장비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아이젠, 스패츠, 지팡이, 장갑, 얼굴가리개 등은 기본이다.
강릉 주문진 북부해안 길에서 만나는
아들바위 소돌항 일출
2011년 새해가 열렸다. 이즈음에는 일출 여행도 겸하면 좋다. 횡계에서 동해는 그다지 먼 거리가 아니다. 강릉이 지척이지만 주문진 쪽에 자리를 틀면 어떨까? 주문진 어시장에 들러 팔닥거리는 시장통의 활력을 느끼고 소돌해변에서 일출을 보면 된다.
주문진은 귀에 익지만 소돌해변은 아직까지 낯설다. 주문진 항을 지나 ‘북부 해안도로’라는 팻말을 따라 올라가면 소돌항을 만난다. 마을 전체가 소가 누워있는 형국으로 되어있다 하여 소돌(牛岩)이라고 부르는 곳. 해변은 여느 어촌과 별다르지 않다. 등대, 선착장에 매어 있는 배들, 그 앞으로 자그마한 어시장이 형성된다. 어시장 옆으로는 ‘아들바위 공원’이라는 돌 팻말이 있는데 이곳이 소돌의 백미다. 바닷가 주변은 크고 작은 돌이 가득한데, 바다속에 들어 앉아 오랜 파도와 자연의 풍상을 겪은 바위들은 기묘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했다.
특히 아들바위는 “옛날 노부부가 백일기도 후 아들을 얻은 후로 자식이 없는 부부들이 기도를 하면 소원을 성취한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무더기 돌이 있어서 해변 자체가 아름다운 것 빼고서도 이곳의 일출은 아름답다. 여명 길에 배를 끌고 바다로 나가는 어선들의 행렬과 끼룩대는 갈매기떼의 움직임을 뚫고 멀리 등대 너머로 용광로처럼 부글부글 끓으면서 해가 솟구친다.
“희망차게 다가서라 2011년이여”

■여행정보
○ 찾아가는 방법:영동고속도로 횡계나들목. 횡계에서 원하는 곳을 찾으면 된다. 의야지와 대관령 목장은 같은 방향이다. 선자령은 옛 영동고속도로를 따라 휴게소에서 시작하면 된다. 소돌해변은 강릉분기점에서 동해고속도로-현남 분기점-7번 국도로 나와 강릉 방면으로 나오면 주문진 팻말따라 좌측으로 들어가면 주문진 가족호텔이 나온다. 호텔쪽 샛길로 들어가면 해변 길과 만나게 되고 밑으로 내려가면 소돌해수욕장이 있다. 주문진 어시장에서 북부 해안길을 따라 들어와도 된다.
○ 별미집과 숙박:황태요리는 황태회관(033-335-5795), 대관령 황태촌(033-335-8885)을, 오삼불고기는 납작식당(033-335-5477), 횡계식당(033-335-5388)을 이용. 그외 대관령한우집 명가(033-335-5775), 대관령 추어탕(033-335-9333), 송원 식당(033-336-0008)등이 유명하다. 대관령 품안에 펜션(033-335-0830)이 괜찮고 조금 떨어진 자연속으로(용평면 속사리 033-334-0770, www.naturalpension.com)이 괜찮다. 주문진 방면에서는 파도식당(033-662-4140, 탕류), 영진항의 영진횟집(033-662-7979)이 괜찮다. 그리고 가자미 냉면을 잘하는 대동면옥(033-662-0076)이 있다. 숙박은 주문진가족호텔(033-661-7400)이나 민박, 모텔 등이 많다.

■이신화 http://www.sinhwa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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