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문화경영 만들겁니다”

핸드백에도 명품브랜드가 있듯 기업의 문화경영에도 명품이 있다. 지난 20여 년간 세계적인 명품핸드백만을 만들어온 (주)시몬느는 최고의 장인들이 정성껏 빚어낸 명품문화기업 같은 곳이다. 인간을 존중하고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한 사회와 기업을 만들겠다는 시몬느의 노력 뒤에는 패션을 선도해온 전문가적 감각과 숨은 저력이 함께 하고 있었다.

▶경영이념이 듣고 싶다.
거창하게 경영이념이라고까지 말할 수는 없지만 시몬느가 패션에 열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일하는 회사다 보니, 그들이 업무적으로 성취하고 보람을 찾을 수 있는 구심점 같은 기업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마음껏 일하고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둥지를 만들어 주는 역할이야말로 시몬느가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싶어서다.
▶마음껏 일할 수 있는 둥지가 사옥 인테리어에 반영되었나?
회사 설립 당시 창업멤버들과 ‘회사가 반석에 오르면 멋진 업무 공간을 만들자’고 다짐했다. 이 같은 다짐이 2003년 지은 사옥에서 ‘오피스 캠퍼스’로 실현됐다는 점이 매우 기쁘다. 이는 하루 24시간 중 많은 시간을 회사에 보내는 임직원들을 위해 그리고 핸드백이라는 패션 카테고리가 요구하는 창의성을 위해 하나 둘 고민하면서 쌓은 자산이다. 꿈꾸었던 것보다 녹지는 적었지만 정원도 꾸미게 된 것도 좋다. 특히 근로자만 즐거운 공간이 아니라 지역주민의 쉼터까지 고려해 주민의 통행로인 본사 앞에 공원 같은 보도를 조성해 의왕시에 기부한 것도 뜻 깊었다.
▶건물 설립에 회장님의 아이디어가 많이 반영되었다고 들었다.
10년 이상 읽었던 인테리어와 건축분야 잡지가 도움이 됐다. 특히 신경쓴 부분은 친환경적인 분위기였다. 그를 위해 녹지를 늘이고 천연재료를 써달라고 주문했다. 내가 직접 모은 소품들도 기쁜 마음으로 보탰다.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베트남은 물론이고 터키, 이집트 등 전 세계 골동품과 고가구와 앤틱 소품, 한국의 민화 등이다. 덕분에 우리 본사 사옥은 2003년 한국건축문화대상을 수상하게 됐고, 지금도 건축 관련 학생들과 교수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에서 수시로 견학하는 건물이 되어 기쁘다.
▶독문학을 전공한 것이 인문학 분야 후원에 영향을 미쳤나?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 중에는 문학, 철학, 인문학 등을 공부한 사람도 많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인문과학을 접해본 사람들의 사고는 더 자유로운 것 같다. 하지만 인문과학에 투자가 적은 우리나라의 현실은 참 안타깝다. 우리나라의 경제위상에 맞지 않는 대우를 받는 한국어가 대표적이다. 한국어를 알리기 위해 주변에 관심 있는 분들과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우연히 알게 된 미국 미네소타의 ‘숲속의 호수’라는 한국어 마을에 후원을 시작해 호숫가 옆에 정자(亭子)를 지어주기도 했다. 최근에는 거문고와 가야금도 기증했는데 그 후로 이 곳에 춘향전과 흥부전을 가르치는 수업이 생겼다고 들었다.
▶회사 안에서 이뤄지는 문화활동은 어떤 것이 있나?
시몬느 콘서트가 유명하다. 콘서트는 공연 시설이 완비된 강당에서도 이루어지지만 1층 로비에 마련된 아트리움에서 열려야 운치가 있다. 고등학교 동창 중에 바리톤을 하는 친구가 있는데, 회사 로비에 서서 3층까지 이어지는 계단을 보더니 오페라하우스 같다고 하더라. 발성을 해보고는 에코도 좋다고 했다. 그 친구가 피아노 한 대를 구비해 음악회를 열자고 제안했다. 처음에는 우려가 많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질 높은 공연을 펼쳐 보이고 있다. 여름에는 재즈가 겨울에는 클래식이 회사 내에 울려 퍼지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최근 열린 사내 문화행사 중 호응이 좋았던 행사는?
2년 전에 22주년을 기념해서 전 직원이 제주도에서 3박 4일간 같이 보냈던 적이 있다. 맛있는 음식도 먹고, 한라산 등반도 하고, 서바이벌 게임이나 관광도 했다. 한 지붕아래 적어도 며칠 동안만이라도 시몬느라는 회사 그리고 우리 조직원들만 생각하고 배우고 공유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많았고, 조직원들의 반응도 좋아 기억에 남는다.
▶앞으로 추진하려고 하는 문화 사업은 어떤 것이 있는가?
올 24주년에는 시몬느 기념 시계를 제작해 직원과 협력사에게 나눠주려고 한다. 또한 내년 3월에 완공 예정인 시몬느 아트센터(가로수길 위치)를 통해 그 안에 들어가는 핸드백 박물관, 편집 샵, 자재 전시장, 공방, 젊은 핸드백 디자이너 육성 등을 통해 핸드백에서 지적 만족, 열정의 재확인과 같은 유·무형적 공유를 진행하려고 한다. 내부적으로는 직원들과 더 많은 공감대를 만들고 소통할 것이다. 대의를 펼치기 위해서는 사소한 것, ‘Attention to detail’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 작은 걸 챙겨주면 진심이 통하고, 그것을 통해 더불어 살아갈 때 진정한 사람 사는 가치를 느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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