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이 국가적인 문제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좋은 일자리가 계속 늘어나야 실업률도 낮추고 경제발전도 이어갈 수 있다. 정치인 입장에서도 국민이 안정적인 직업을 통해 생계를 유지해야 지지도를 높일 수 있고 정권 재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 경제는 어느 정도 회복돼 가고 있지만 일자리는 좀처럼 시원하게 늘지 않고 있다. 특히 청년실업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져 청년실업률이 8%를 넘고 있고 자발적 실업까지 감안하면 놀고 있는 청년인력이 상당할 것으로 짐작된다. 양질의 노동력인 청년들이 산업현장에 투입되지 못한다는 것은 국가적인 손해일 뿐 아니라, 청년실업자들에게는 소득창출과 자기계발 기회를 날려버리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우리경제의 또 한편에서는 인력난 호소가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들이 마땅한 인재를 끌어올 수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인재를 애써 잘 훈련시켜 써먹을만 하면 대기업들이 쏙쏙 빼내 간다고 탄식하는 중소기업도 부지기수다. 참으로 답답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그냥 바라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뭔가 우리 중소기업들도 집단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청년실업 악화 일로

우선, 우리 중소기업들 중에도 일할 만한 곳이 많다는 것을 청년 취업희망자들에게 널리 알려야 한다. 우리 중소기업 중에는 세계시장을 주름잡는 ‘히든 챔피언’이 많다. 이들 기업에 대한 홍보를 젊은층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우리 대학생들은 이런 중소기업들을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다. 우리 매체들이 너무 대기업 위주로 기사를 다룬 측면이 없지 않다고 여겨진다.
이런 가운데 얼마 전 우리 중소기업들 중에 일할 만한 좋은 기업들을 골라 ‘잡월드 베스트 600’을 선정한 것은 아주 좋은 시도로 평가된다. 다만 좀 아쉬운 점은 이런 정보가 항상 손에 잡힐 수 있을 만큼 취업자들 가까이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누군가 주축이 돼 선정된 600개 기업에 대한 정보를 취업 희망자들이 간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 제공하길 제언해 본다.
둘째로, 대학이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을 지금보다 더 기울일 수 있도록 중소기업계가 나서야 한다. 몇몇 대학 외에는 중소기업이나 기업가정신 관련 과목이 정식 교과과정에 포함돼 있질 않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에게 중소기업 관련 내용을 제대로 전달할 수가 없다. 기술개발을 통해 세계시장을 석권한 과정등 많은 사례들이 대학 강의실에서 들려져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런 교육환경이 우리 대학생들로 하여금 취업시 대기업에만 목을 매게 하는 성향을 갖게 해 주었는지도 모른다. 차제에 강소기업 경영자들에게 기회있을 때마다 대학에 특강을 해줄 것을 제안한다. 우리 젊은이들에게 중소기업의 실상을 알리고 그들로 하여금 중소기업이라는 단어가 열등감을 갖게 하지 않음을 깨우쳐 줘야 한다. 특강이 어려우면 취업설명회에라도 자주 동참하길 바란다.

적극적 홍보로 청년 유인해야

셋째로, 작년에 기업은행이 성공적으로 추진한 ‘청년취업 1만명 프로젝트’와 같은 프로그램을 계속 운영해야 한다. 중기청, 중앙회 등 중소기업 유관단체들이 유망 중소기업과 취업 희망 청년들의 가교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위와 같은 노력들 외에 우리 중소기업들 스스로도 변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취업을 위해 중소기업을 택한 이들을 진정으로 가족같이 받아들여야 한다.
그동안 너무 경영자에 집중됐던 소유지분을 종업원과 공유하고 종업원 개개인의 비전이 기업과 함께 성취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또한 들어온 종업원을 수준에 맞도록 교육을 통해 재충전시켜 맡은 일에 전문가가 되도록 발전시켜 줘야한다. 이는 결국 창의력의 원천이 되고 학습곡선효과를 통한 원가절감도 실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청년실업문제는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중소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큰 문제이다. 이 문제를 남의 손을 의지해 해결을 기대하기보다는 우리 중소기업 스스로 한번 나서볼 때가 아닌가 싶다. 보다 적극적인 기업홍보와 전향적인 자세로 유망한 우리 젊은이들을 중소기업의 현장으로 불러들여 보자.

유관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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