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기업 생태계가 늙어가는 심각한 위기에 있다. 그 결과 기업 생태계 보너스(bonus:혜택) 시대에서 기업 생태계 오너스(onus:부담)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동반성장을 둘러싼 토론의 과정에서 우리나라 국민, 나아가 경제계조차도 생태계 의식이 부족함을 절실히 느낀다.
중소기업 생태 통계의 부족은 중소기업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 설득을 어렵게 만든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이런 자료를 많이 공급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기업 생태계의 자료로 본 일본의 교훈을 살펴보자. 일본은 542만여개(1990년)에 달하던 중소기업수가 현재 424만여개(2006년 기준)로 줄어들고 있고, 1980년대 4.7%의 평균 경제성장율을 기록하던 일본의 성장율이 1990년대 0.8%, 2000년대 0.5%로 격감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생계형인 개인기업을 제외한, 생산형 기업이라 할 수 있는 회사형 중소기업체의 폐업율이 1990년 후반 이래 개업율을 능가하면서 경제성장 동력의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처럼 생태계 내에 생산적 개체의 증가율이 비생산적 개체의 증가율보다 떨어지면서 생태계는 보너스의 시대에서 오너스의 시대로 바뀌고 있다. 일본의 경우 1996년도에 166만여개에 이르던 회사형 기업수가 2006년 150만여개로 감소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에도 기업 생태계 차원의 중소기업 정책이 필요하다. 본격적으로 생산적 기업을 보존하고 장려하는 지원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인구 생태계 고령화 현상의 고민과 같다.

생산적 中企 증가율 감소

우리나라나 일본의 압축 성장은 베이비붐 세대의 충분한 노동력 덕분에 이른바 인구 보너스(bonus) 효과를 누렸지만 현재 진행 중인 급격한 고령화는 부양 인구의 증가로 인한 인구 오너스(부담·onus)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사실과 유사하다. 줄어들기 시작한 인구를 끌어올리기 위해 둘만 낳아 잘 기르자던 산아제한시대는 가고 국가 미래를 건 출산장려시대로 바뀌고 있지 않는가?
1970년대 이후 고도성장 경제시대에 설립된 기업의 창업자들이 이제 60대, 70대 연령에 이르고 있다. 이들은 은퇴를 앞두고 경영자 승계와 기업 폐쇄를 두고 갈등하고 있다. 노쇠하는 생태계는 출산율이 낮고 수명이 짧은 특징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형 창업보다는 생계형 창업의 비중이 OECD 국가 중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어 잠재성장률 제고에 한계가 있다. 이는 2000년대 벤처버블의 붕괴 이후 연구실 혁신성과의 사업기회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혁신형 창업의 열기가 떨어진 결과다.

기업생태계의 성장판 열어야

우리나라 기업가 정신의 활동성을 보여주는 우리나라의 경제자유지수는 2008년 67.9의 평균 평점으로 세계 4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2007년 대비 5단계 하락하는 등 우리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감소하고 있다.
반면에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비자발적으로 창업하는 생계형 창업이 많다. 소상공인은 매년 80만여명이 창업하고, 75만여명이 폐업하는 다산다사의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이들의 평균수명은 1년여에 지나지 않는다. 그나마 일본에는 전국적으로 창업 100년 이상의 기업 1만5207개사가 기술력으로 버텨가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평균 수명 10.6년과 극명하게 대조되고 있다.
이처럼 대한민국 기업 생태계의 건강성(Healthiness of Ecosystem)에 빨간 불이 켜지고 있다. 기업 생태계에서 기업성장 경로를 복원하고 닫힌 성장판을 열어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별한 대책이 없다면 머지않아 일자리 창출과 부가가치 창출의 주역인 중소기업의 사회경제적 역할을 감소시켜 대한민국의 복지와 경제발전에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생산적 개체의 보너스 역할보다 비생산적 개체의 부담 증가율이 늘어나는 오너스화 때문이다. 기업 생태계가 노쇠하면 경제의 거품붕괴와 같은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이제 대한민국 기업 생태계의 재정렬을 시작해야 한다. 중소기업이 사라지지 않도록 살려내는 것은 대한민국 기업 생태계에 좋은 씨앗을 뿌리는 것과 같다. 중소기업 정책에서 기업 생태계 전쟁을 선언할 때이다.

김기찬
가톨릭대 기획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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