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기타 배우니 직원들 웃음꽃 보여요

㈜앤디코는 스토리지 관련 RAID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2001년 작은 저장장치를 취급하는 1인 기업으로 출발한 후 대만의 RAIDON과 STARDOM을 비롯, 미국의 Adaptec, Highpoint-Tech와 AIO 등 해외 유명업체들의 유일한 국내 대리점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다. 최근에는 국내 유수의 SI 기업들과 협력해 데이터 안정성과 최적의 I/O 성능을 지닌 솔루션을 제작해 제공하고 있다. 이색적인 복지제도를 시도하는 이호용 대표에게 문화경영 이야기를 들었다.

▲2008년부터 직원들과 공연을 즐겼다고 들었다. 계기가 있었나?
개인적으로 한창 뮤지컬의 매력에 빠져 있을 때였다. 좋은 공연을 보고나면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 하고 싶어, 직원들 앞에서 침이 마르도록 공연 이야기를 하는데 아무도 동요하지 않았다. 나만 보고 즐길 게 아니라 직원들과 공유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분기별로 한 번씩 직원들과 함께 뮤지컬 관람을 시작했던 것이 문화경영의 출발점이다. 문화 경영이라는 거창한 화두를 들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지만 경직된 조직문화를 바꾸는 문화예술의 힘, 부드러움의 힘을 느끼게 되었다.

▲직원들이 뮤지컬을 낯설어 하지 않았나?
그 점이 더욱 마음에 들었다. 뮤지컬은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음에도 비용이 부담스러워서 많은 직원들이 쉽게 접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새로운 세상을 접하는 즐거움이 충분히 어필하리라 확신했다. 첫 관람작이 ‘명성황후’였는데, 직원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뒷풀이때 작품 이야기가 화제로 올랐는데 업무 외에 사장과 직원이 공통의 화제로 이야기를 하는 점이 신선했다.

▲최근에는 관람 문화에서 참여 문화로 바뀐 것 같다.
공연을 관람하면서 공통의 화제와 목표를 공유하는 것이 좋다고 느꼈다. 그래서 회사 내에 강사를 초빙해 매주 화요일, 저녁 7시부터 두 시간 동안 전 직원이 함께 기타를 배우고 있다. 직원 수에 맞춰 기타도 구입했고, 팔걸이 없는 의자까지 갖췄다. 기타 수업이 시작되기 전, 다 같이 모여 저녁을 먹는데 함께 밥을 먹고 교실로 돌아가는 모습이 꼭 학생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동료 간의 유대감이 눈에 띄게 돈독해졌다고 느끼게 된다.

▲전 직원이 같이 기타를 배우다 보면 에피소드도 많이 생길 것 같다.
회사 생활의 쏠쏠한 즐거움이 되고 있다. 주말에 집에서 연습한다고 기타를 메고 갔다가 월요일 붐비는 지하철 안에서 기타를 메고 오느라 고생했던 이야기며, 기타를 메고 퇴근하던 길에 차창에 비친 제 모습이 뮤지션 같아 으쓱했다는 이야기 등 허물없이 나눌 수다와 웃음코드가 잦아졌다. 각자의 업무로 바빠 말 섞을 여유도, 계기도 만들지 못했던 직원들이 함께 취미활동을 하며 자연스레 동료애와 유대감을 쌓아가고 있다.

▲작은 규모의 회사에서 직원들의 문화생활을 지원하는 것이 부담이 될 것 같은데?
한해가 다르게 한창 성장해가는 회사인지라 업무량도 많고, 그만큼 시간도 부족하다. 전 직원이 일주일에 하루, 저녁시간을 비워 취미생활을 영위한다는 게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강의 날은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개개인별 스케줄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심을 무엇에 두느냐의 문제다. 업무에 큰 차질을 빚을 정도가 아니라면, 화요일 저녁만큼은 업무도 개인사도 접고, 기타 수업에 우선순위를 두는 편이다. 일단 나부터 솔선수범하고 있다.

▲문화 경영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직원들의 얼굴에 웃음꽃을 피우는 것이다. 작은 회사가 꾸준히 성장해나가기 위한 동력은 인재가 8할이다. 때문에 직원에 대한 투자는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즐거운 일터가 배경이 돼야한다. 회사를 차리기 이전 10년 넘는 직장생활을 하며 절감해온 바였다. 업무에만 시달리다보면 자기계발 의지나 긍정적인 마인드를 잃기가 쉽기 때문에 감성의 자극이 필요하다. 또한 직원 복지 및 문화생활에 대한 지원이 들인 공에 비해 더 크게 돌아온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시도해보고 싶은 문화 경영 컨텐츠는?
올해 창립 10주년을 기념하는 작은 행사를 계획 중이다. 기타를 시작하며 직원들과 약속한 것이 창립 파티 때 함께 연주하자는 것이었다. 지금은 ‘고요한 밤 거룩한 밤’ 하나도 끝내지 못했지만 무대가 잡히면 더욱 연습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직원 가족과 주요 고객사 분들도 초청할 생각이다. 또한 사회공헌활동도 시작해보고자 한다. 큰 액수는 아니지만 결연을 맺어 정기적으로 후원금도 지원하고, 직원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뜻 깊은 봉사활동도 구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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