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는 미국, 일본과 함께 세계 과학기술 발전을 주도하고 있는 국가 그룹이다. EU는 OECD 국가의 총 연구개발 투자 중 3분의 1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EU는 지난 99년 기술혁신·연구개발 사업인 제5차 프레임워크 프로그램(Framework Program)을 추진하면서 3대 공통 사업 중 하나로 ‘기술혁신과 중소기업’ 부문에 3억6천3백만 유로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지원이 가장 발달한 나라로 꼽히는 독일을 중심으로 EU의 중소기업 기술지원 제도를 살펴본다.

중소기업에 대한 구체적 정의는 EU 회원국마다 다르고 EU 차원에서도 객관적 규정은 마련돼 있지 않지만 유럽투자은행(EIB)이나 신 공동체 지원정책(NCI) 등에 따르면 유급직원 500명 미만, 순고정자산 7천5백만 유로로 정의돼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EU내 기업중 99%가 중소기업에 포함되며 총 취업인구의 거의 대부분이 중소기업에 몸담고 있다.
EU는 민간기업의 연구개발이 국가 기술혁신 능력의 핵심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민간 기업의 연구개발 촉진 및 효율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민간기업 연구개발이 취약한 국가의 경우 세제지원 등과 같은 전통적 정책을 중시하는 반면 기업 연구개발 능력이 강한 국가의 경우에는 신기술 창업지원, 중소기업 지원, 핵심기술 분야 지원 등 기업특성, 기술 특성을 고려한 지원정책을 채택하고 있는 경향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기술흡수 능력 강화는 유럽 국가들의 핵심적 정책 목표이기도 하다. 유럽국가들은 기술의 이전, 기술 공급원에 대한 지리적 접근성 확보 등을 중심으로 수요 중심의 정책을 지향하고 있다.

기업특성 맞게 지원
과학 단지(science parks), 지방 기술 거점(regional technology centers), 산·학·연 연계조직, 기술 중계, 기술 시범 사업 등이 이러한 정책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특히 수요지향적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기업수요에 맞는 지원사업을 구축·추진하고 있으며, 핀란드의 경우 이의 일환으로 Technology Strategy Consulting Service for SMEs(중소기업 기술 전략 컨설팅 서비스)와 같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원천기술·지식의 중소기업 이전을 위해 연구원, 박사 과정 연구원 등의 중소기업 파견 지원사업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네덜란드는 Knowledge-Carriers in SMEs(중소기업 지식 전달자) 사업을 통해 대(對)중소기업 기술이전에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스웨덴은 기업간 협력망 구축, 기술 중계, 첨단기술 활용 촉진 사업 등을 통해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영국은 중소기업의 기술문제 해결을 지원하기 위해 간접지원 정책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다. 또 기술자문단을 구성해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한편 소기업 지원단 (Small Business Service)은 중소기업을 위한 각종 정보 및 서비스를 제공한다.

獨, 기술혁신 촉진에 초점
독일의 산업구조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그리고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자영창업지원정책과 각종 기술지원제도가 잘 발달돼 있다.
독일 중소기업 정책목표는 시장진입이나 진출, 시장개발 및 협력을 완전 개방 상태로 유지하고 경제 전반에 자유로운 기업활동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다.
즉 독일 중소기업정책의 초점은 중소기업의 연구개발 및 기술혁신의 촉진·지원, 진취적 신생기업의 설립 촉진·지원에 맞춰져 있다.
또 90년 동·서독이 통일된 이후에는 구동독지역(신연방주)에 시장경제질서를 구축하고 경쟁력 회복을 위해 이 지역의 경제구조를 중소기업적 기반 위에 재구축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구동독지역을 중심으로 창업지원, 투자보조금 지원 등 적극적인 중소기업 육성시책이 추진되고 있다.
독일의 중소기업 기술개발 및 혁신 지원시책은 개별기업 지향적인 지원사업에서 연구개발 하부구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중 대표적인 것이 중소기업 혁신능력 제고를 위한 지원프로그램(Pro-INNO)이다. Pro-INNO는 중소기업간, 중소기업·연구기관·대학간 연구개발 협력을 강화하고 중소기업 혁신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공동연구, 연구인력 교환, 신제품 개발 및 신공정 개발에 대한 보조금 지원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한편 독일 중소기업의 조직화는 일본과 함께 세계적인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중소기업 조직 중 대표적인 것이 독일 수공업협동조합(ZDH)이다.

수공업조합, 회원사 60만개
ZDH는 기업 수 60만개, 고용규모 620만명, 견습생 63만2천명, 매출액 1조 마르크로 독일 중소기업의 핵심을 이루고 있으며 독일 상공회의소(DIHT), 독일 사용자협회(BDA)와 함께 대표적인 경제단체로 정부에 대해 수공업체의 이익을 대변한다. 또 수공업관련 정책이나 제도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ZDH는 현재 96개 직종을 포함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직종은 건설수공업, 철수공업, 전기수공업, 자동차수공업, 위생수공업 등이다.
ZDH는 지역별 조직인 챔버와 분야별 조직인 페어반트로 구성돼 있으며, 챔버는 가입이 의무화돼 있다. 즉 수공업을 영위하는 모든 기업은 수공업협동조합의 지역 챔버에 가입해야 기업활동이 가능하다. 현재 ZDH은 55개의 챔버와 46개의 페어반트로 구성돼 있다.
ZDH는 직업훈련 및 기술센터 운영(예산규모 1억6천만 마르크), 견습생 교육(8천만 마르크), 자문 지원(3천만 마르크), 정보 및 직업교육(7∼800만 마르크) 등 직업훈련과 견습생 교육에 집중하고 있으며 사업예산의 자체조달, 연방정부, 주정부가 각각 3분의 1씩 부담하고 있다.
또 ZDH는 조합원이 은행에 금융지원을 신청할 때 추천권을 행사하며, 은행은 이를 존중하는 등 금융권에서도 중소기업의 대표 단체로서 인정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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