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 교수의 강연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구글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세계적인 IT기업인 동시에 현시대의 흐름을 규정하는 키워드이기도 한 회사들의 직원들이 최근 다른 곳으로 직장을 옮기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들이 옮긴 회사는 포스퀘어, 젠가, 그루폰 등 규모나 근무환경, 비전 등 어느 하나 구글이나 페이스북에 비할 수 없는, 이제 막 알려지기 시작한 작은 회사들이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그 모든 좋은 조건을 뒤로 하고 직장을 옮겼을까? 바로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해서였다.
흥미로운 동시에 멋진 이야기였다. 그런데 이게 정말 그렇게 멋진 이야기인가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렇지도 않다. 사실 이건 그리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꿈을 좇게 마련이고, 저들은 스스로의 꿈을 좇아 다른 모든 조건을 차치하고 직장을 옮긴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우리네 현실에 비춰 보면, 이 평범한 이야기도 대단히 특별한 이야기가 된다. 그 어느 때보다도 젊은 창의력과 기발한 아이디어와 도전정신이 요구되는 시대. 그 시대의 주체가 되어야 할 이 땅의 젊은이들은 도전하기보다 안주하고 편승하길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의 규모에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려고 하기 보다는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취업해 편한 삶을 보장받기를 원한다. 도전보다는 안주가 젊은이들의 목표가 돼 버렸다.
이에 대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취업 준비를 앞둔 학생의 입장으로 보면 가장 큰 원인은 대기업 위주의 사회 분위기라고 생각된다. 주변에 취업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대기업 취업은 성공, 중소기업 취업은 절반의 성공 혹은 실패라는 인식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시각은 기성세대에서 두드러진다. 대기업에 취업한 아들을 자랑스럽게 여기지만, 중소기업에 들어간 아들은 내세우기 꺼려하는 이야기가 심심치않게 들릴 정도다. 이런 인식이 젊은이들을 스펙의 늪으로 몰아가는 건 아닐까? 이 같은 현실에 젊은이들에게 무조건 눈을 낮추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앞서 안철수 교수의 이야기를 듣고 멋지다는 생각을 한 건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우리도 도전하고 싶다. 우리도 꿈을 좇아 과감하게 도전하고 싶다. 하지만 우리의 꿈을 향한 도전이 실패로 규정되는 현실 속에서 도전하는 것이 여간 겁나는 것이 아니다.
도전하는 젊은이들이 보고 싶다면 그들에게 지원과 박수를 쳐줄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우리 젊은이들도 도전하는 자신을 당당하게 느끼고, 더 과감해지지 않을까?
도전과 실패는 성공을 위한 가장 큰 자산이다. 우리 사회가 결과에 상관없이 도전이라는 가치를 그 자체로 존중해줄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위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서수윤
대학생 블로거(강원대)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