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와 동고동락 … 새로운 인식계기”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신원에스앤티. 금형부품 생산업체인 이 회사에는 행정고시에 합격, 중소기업 현장 연수중인 이상민(31)씨와 김인애(26)씨가 생산현장에서 연신 굵은 땀방울을 닦아 내고 있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이상민씨는 중앙공무원교육원 연수 후에 대구시청에서 일하게 될 예정. 공직자로서 친환경적인 도시 건설에 기여하고 싶다는 그는 “제조 공장에서 일해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힘들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실제로 해보니 체력적으로 버겁다”고 밝혔다.
이씨는 “하루 이틀 지나니 이제는 수치제어선반과 가지런하게 열이 맞춰진 쇳덩이들이 점점 예쁘게 보이기 시작했다”며 “이번 중소기업 현장 체험으로 국가경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낀 만큼 향후 현실성 있는 정책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께 연수를 받고 있는 김인애씨는 사전에 ㈜신원에스앤티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생산품을 조사해 보고는 걱정을 많이 했다고 귀띔 한다. 김씨는 “금형제품들이 정말로 낯설게 보였다. 하지만 막상 회사에서 일을 해보니 작업 환경과 업무 분위기가 좋고 일도 잘 가르쳐 줘서 배우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김씨는 “제가 맡은 업무는 질소 가스 스프링 카트리지를 조립하는 일인데 열심히 했더니 함께 일하는 황주임이 작업 체질이니 우리 회사에 취직하라고 했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원래 사회복지 분야에 관심이 있었다는 그는 연수과정 중에 통일부 업무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어느 부처에 배정되던 섬기는 자세로 일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신임 사무관들의 연수를 담당하는 ㈜신원에스앤티의 이재희 과장은 “신임 사무관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열심히 일하고, 알고자 하는 것도 많아서 직원들도 좋게 생각한다”며 “이러한 연수프로그램을 통해서 중소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긍정적으로 바뀌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신임사무관 2명이 연수중인 전원기획의 전금원 대표는 “처음엔 공부만 하던 사람들이 중소기업 현장에 와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회의적 이었다”며 “맡은 일에도 열심이고 직원들하고도 잘 어울려 오히려 분위기가 더 좋아졌다”고 밝혔다.
전 대표는 “사실 연수기간이 짧아 중소기업 입장에서 무엇을 어떻게 알려줘야 할지 고민했다”며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직원들과 같이 땀 흘리다 보면 중소기업의 희노애락을 느끼고 작은 변화가 축적돼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중앙공무원교육원(원장 윤은기)과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가 공동으로 실시한 이번 중소기업 현장연수는 5급 공채시험에 합격한 신임사무관에 대한 중소기업 인식개선 및 현장중심의 공직자세 배양을 위해 기획된 것으로 320여명의 신임 사무관들이 서울·경기 등 전국 9개 시·도 소재 117개 중소기업에 배정돼 현장중심의 마인드 함양이 기대되고 있다.
윤은기 중앙공무원교육원 원장은 “중소기업 현장체험은 올해 처음 실시되는 것으로 중소기업의 현실을 피부로 느끼고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교육방법을 과감히 변경해 향후 사회봉사 활동 등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사진은 지난달 29일 경기도 부천 소재 (주)신원에스앤티에서 신임사무관 중소기업 현장연수를 받고 있는 김인애(왼쪽)·이상민(오른쪽)씨가 조립 및 선반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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