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까지 휩쓴 K팝의 아이콘

“칭기즈칸도 프랑스는 못 갔다. ‘한류(Korean Wave)’는 간다. 정복할 것이다.”
이런 야심찬 말을 한 사람은 ‘한류 개척자’ 이수만(李秀滿, 1952~ )이다. 그는 1975년, 음악 그룹 ‘4월과 5월’의 멤버로 데뷔한 가수였다. 1989년부터 연예기획사 사업에 뛰어든 그는 2000년 ‘H.O.T’의 베이징 공연을 시작으로 보아·동방신기·슈퍼주니어·소녀시대·샤이니·에프엑스(f(x)) 등 아이돌 가수를 키워내고 일본과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하면서 한국 대중문화를 선도하는 아이콘이 되었다.
2011년 6월 10일과 11일, 프랑스 파리의 제니스(Le Zenith) 공연장에는 총 1만4000여 명의 관객이 몰려 한국에서 온 아이돌 가수들의 춤과 노래에 열광했다. 이 공연은 예매 시작 후 15분 만에 모든 티켓이 판매될 정도였고,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는 공연을 늘려 달라며 프랑스 팬 수백 명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자기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나라인 프랑스에서 K-팝 열풍이 불어닥치자 세계가 놀랐다.
프랑스의 유력 신문 ‘르 피가로’와 ‘르 몽드’도 ‘한류, 파리 제니트 공연장 강타’, ‘한류, 유럽 진출’이라는 대문짝만한 제목으로 공연상황을 보도했다. 일반인이 보면 유럽에서의 한류 현상은 느닷없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제2 한류’의 주역인 K팝 열풍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세계화를 목표로 치밀하게 10여년 간 공을 들인 이수만의 전략이 성공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수만은 정보기술(IT)과 구별하기 위해 문화기술(CT: Culture Technology)이란 용어를 최초로 만들어내고, 문화 콘텐츠를 갖고 중국, 일본, 미국, 그리고 유럽으로 무대를 넓혀갔다. CT의 시대가 올 것을 확신한 그는 ‘한류 3단계 발전모델’을 구상하고 이를 차근차근 실천해 왔다.
그는 1단계의 한류가 H.O.T와 보아가 중국과 일본 현지 시장에 진출하고, ‘겨울연가’와 같은 드라마와 영화를 만들어 문화상품을 수출하는 것이라면, 2단계 한류는 현지 회사 혹은 현지 연예인과의 합작(collaboration)을 통해 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이며, 마지막 3단계의 한류는 지금 중국에서 최고의 아이돌그룹으로 뜨고 있는 ‘슈퍼주니어M’처럼 한국의 CT기술로 현지화가 이뤄내는 것이라고 한다. ‘슈퍼주니어M’은 한국인과 중국인으로 구성된 최초의 현지화 아이돌 그룹으로 중국 본토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이수만은 현지화가 이뤄지는 3단계 한류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아이돌 멤버들에게 자신이 만든 교재로 실전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서바이벌 중국어’를 직접 가르치는 등 혹독한 수업을 시킨다. 혹자들은 언론이 K-팝의 성공을 과장되게 보도 하고 있다고 비판을 하기도 하지만 K-팝이 팝 본고장 영국에서까지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현상은 엄연한 사실이다. 유럽의 젊은이들 K팝에 매료되는 이유는 유럽엔 춤추는 아이돌이 없는 반면 K팝 스타들은 가창력·외모·춤 등이 완벽하게 어우러지는 에너지 넘치는 무대를 연출하기 때문이다.
이수만은 칭기즈칸도 못한 유럽정복을 위해서 300여명의 유럽 음악인을 동원해서 현지 정서를 음악에 담아낸 탓에 유럽 무대에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그는 최대 마켓으로 부상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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