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 이어 즉시연금에 관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즉시연금이 금융회사가 광고하는 것처럼 정말 괜찮은 상품인지 상품성을 따져 보자. 먼저, 보험인 만큼 사업비 부담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게 큰 문제다. 사업비가 대외비여서 정확한 수치는 제시하지 어렵지만 5% 안팎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 돈 맡기고 내 돈 헐어 쓰는데 웬 사업비란 말인가? 가령 매월 만기가 돌아오게끔 예금을 분산 가입해 놓고 찾아 쓰는 것과 비교해 보면 손해 보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금리도 너무 낮다. 대체로 적용 금리가 은행의 예금 금리보다 낮은 경향이 있다. 실제로 S생명의 경우는 연 4%중반의 금리가 적용되고 있다. 물론 앞으로 실세 금리가 오르면 더 오를 것이고 반대로 내리면 내릴 것이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앞으로도 은행 금리에 비해 그다지 높은 수준의 금리를 제공할 리는 없어 보인다. 저축은행 등 고금리를 주는 곳과는 아예 비교 대상이 되지 못한다. 그리고 추세상 저금리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나마 받는 연금액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자칫하면 2% 밖에 안되는 최저보증이율 만큼만 적용된다면 무슨 낭패이겠는가? 아무튼 월 연금 수령액이 생각보다 적을 것은 분명하다. 1억원을 일시납으로 맡겨 봐야 월 62만원쯤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것도 연 4.6%로 가정했을 경우다.
가능성은 커 보이지는 않지만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도 걱정이다.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 헷지에는 한계가 있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또, 10년 이상 유지해야 하는 장기상품이란 점도 유의해야 한다. 종신형이야 중도해지가 불가능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은 상속형은 중도해지 시 감면받은 세금을 추징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합해 보면, 이 상품은 다음의 유형에 속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관심을 접어 두자. 아주 오래 살 확신이 있는 사람, 세금 내는 게 죽도록 싫은 사람, 그리고 자식에게 돈 뺏길까 두려운 사람, 그리고 돈 걱정 없는 사람. 필자 생각에는 예금이나 펀드 형식의 즉시 연금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이렇게 돈 되는 상품을 다 팔 수 있는데 굳이 만들지는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심영철
웰시안닷컴 대표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