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금융시장은 갑작스런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 유럽 일부 국가의 심각한 재정위기가 동시에 나타나며 과히 쇼크(shock)라고 할 만한 충격을 겪고 있다. S&P의 美 신용등급 강등 이후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데 이어 그리스와 스페인을 합한 것보다 규모가 큰 이탈리아마저 재정위기에 빠지면서 유럽발 신용경색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번 선진국발 쇼크는 아직 국내에는 주가급락 등 금융부문에만 충격을 줄 뿐 실물부문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금융쇼크의 전염성이 과거보다 훨씬 커진 상황이고, 우리나라는 외화유출입이 자유롭기 때문에 조그마한 충격에도 외화자금 이탈 및 환율 급변동 등이 나타나 안심할 수 없다. 이러한 금융쇼크가 일시적이라면 실물경제에는 큰 문제가 안 되겠지만, 만일 반복되고 장기화된다면 생산·수출·소비 등 실물부문까지도 상당한 여파가 미칠 수 있다.

中企대출 축소 우려돼

특히 대기업에 비해 글로벌 경쟁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최악의 경우 리먼사태와 버금가는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거 행태를 보면, 리먼사태가 터진 이후, 국내 시중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을 급격히 줄인 바 있다.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태도지수는 금융위기가 본격화되기 이전이었던 지난 2007년 1/4분기에 25에서 4/4분기에는 -28로 불과 3분기 만에 극과 극으로 바뀌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전체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008년 말 235조 1728억원에서 지난해 말 232조 4022억원으로 1.2% 감소했다. 반면 대기업 대출은 같은 기간 50조 6621억원에서 56조 1453억원으로 10.8% 증가했다. 금융쇼크에 중소기업이 얼마나 더 큰 어려움을 겪는지 단적으로 드러내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아직 확률이 낮긴 하지만 , 금융쇼크의 반복과 장기화로 인해 향후 세계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면 중소기업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럴 경우 과거의 행태를 볼 때 일부 은행을 제외한 국내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의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조치까지 시행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中企, 재무건전성 높여야

따라서 가까스로 회복국면에 진입한 중소기업 경기가 재차 어려움에 빠지지 않고 경기회복을 지속할 수 있도록 차제라도 금융쇼크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사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첫째, 정부는 하반기에는 글로벌 경기둔화가 국내 중소기업 경기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인상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지만, 지금은 좀 더 상황변화를 지켜 본 후 신중하게 의사결정하는것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중소기업 경기상황에 맞춰 신용보증 규모를 축소하기 보다는 증가시켜야 할 것이며, 패스트트랙 조치 등은 당분간 연장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둘째, 금융권은 최근 다시 증가하고 있는 중소기업 대출을 우량기업 중심으로 신중하게 확대하고 시장의 변동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일시적인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금융권에서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경쟁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점은 우려할 만한 요인이다. 늘어난 대출규모와 글로벌 경기둔화로 향후 부실화가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중소기업 대출의 연착륙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한 금융권의 자발적인 참여와 금융당국의 조율이 필요하다.
셋째, 중소기업들은 지속적으로 경쟁력 강화에 힘써야 할 것이다. 최근 금융위기 반복 가능성은 다른 어느 때보다 높게 전망되고 있어 재무건전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또한 환율변동에 대한 헷지와 더불어 장기적으로 미국 및 유럽 경기 위축에 따른 국내 수출시장 감소에 대비해 신흥국 시장진출 확대 등 수출지역 다각화 등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동학림
IBK 경제연구소장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