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과 얼마나 친하십니까?”

조직 내 소통의 중요성은 나날이 증대되고 있다. 소통은 업무적 소통, 창의적 소통, 정서적 소통의 3大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 중 정서적 소통은 업무적 소통과 창의적 소통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다. 정서적 소통이 잘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업무적 소통과 창의적 소통이 쉽게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서적 소통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정서적 소통의 기본은 상대방을 알고 이해하는 데서 시작한다. 사기 관안열전의 ‘관포지교(管鮑之交)’라는 유명한 고사는 정서적 소통의 매우 좋은 예이다.
그러면 어떻게 직원들과 친밀도를 높일 수 있을까? 많은 방법들이 있겠지만, 정서적 소통에 기초가 되는 두 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직원들을 관심을 갖고 알아가는 것이다. 남녀가 처음 만났을 때도 관심을 갖고 서로에 대한 정보를 알아가면서 거리를 좁혀가는 것처럼 직원들에 대한 인간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직원들의 주요 관심사는 무엇이고, 현재 업무상 또는 개인적인 고충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출금에 허덕이던 회사를 3년 만에 흑자로 만든 일본전도 공업 주식회사의 CEO 이토마미는 출근을 하면 꼭 각 부서마다 얼굴을 비치며 인사를 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직원들 한명 한명의 표정으로부터 업무상황이나 건강 상태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이 시간이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시간이라고 말한다. 또한 이토마미는 1년 1회 한명의 직원도 빼놓지 않고 개인 면담을 실시하는데, 1시간이든 2시간이든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려도 상관하지 않는다. 이 면담을 통해 직원들은 자신의 개인적인 고민거리나 업무상의 고충을 털어놓기도 한다.
P&G의 前CEO A.G 래프리 또한 구내 식당에서든 강당에서든 만나는 직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때 그는 3분의 2 법칙을 꼭 지켰다고 한다. 대화시간의 3분의 2를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나머지 3분의 1을 그 질문에 대답하는 데 쓴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통 노력으로 인해 래프리는 자신을 반대하는 반대자들의 목소리를 가라앉혔고,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둘째, 직원들과의 공감대 형성 또한 필수이다. 경영자들은 직원의 진솔한 생각과 고충을 직접 듣고 형식적인 수용이 아닌 진심어린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리더들의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언더커버보스라는 TV 프로그램은 CEO들이 직원들 모르게 변장하여, 자신이 경영하는 회사에 일용직 사원으로 취업하는 몰래카메라 형식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경영자들은 현장 분위기를 파악하고, 개선점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소득은 현장직원들이 겪고 있는 업무적인 고충과 개인적인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공감대 형성을 위해 모두가 이런 파격적인 방법을 사용할 수는 없겠지만, 공감대 형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의 지속적인 노력인 것은 분명하다.
미국의 행동과학자 크리스 아지리스 교수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인간관계를 무시하게 되면 의사결정에 참여한 사람들은 불만을 갖게 된다. 서로에게 나쁜 감정을 품게 되면 의사결정에 협력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의사결정 사항을 실행할 때, 위험감수에 대한 두려움도 증가한다’고 말한다. 조직 내 마음의 벽이 허물어질 때, 리더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가 쌓이며 조직에 대한 충성도도 높아지게 될 것이다.

위종범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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