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퇴직한 후, 자신이 몸담았던 건설 전문 분야에서 발견한 ‘개비온 공법’아이템을 기반으로 ㈜더개비온스를 설립했던 허수영 대표. 전문 지식과 앞선 아이디어로 목표를 향해 추진력을 발휘했지만, 경영과관리의 기본적인 문제들을 간과한 대가로 3년 6개월 만에 사업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더개비온스라는 법인을 만들기 전에 나는 개인사업자로 영업을 하고 있었다.
조합에서 수주한 개비온 관련 기술 자료집과 그 밖의 몇 가지 수주건을 개인사업자로 수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가진 비전과 그때까지 얻은 영업성과를 통해 판단할 때 개인사업자가 아닌 법인으로 전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동업할 친구들을 영입하려면 개인사업자로서는 한계가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함께 일하게 되는 기업 컨설팅 전문가도“투자유치를 받기 위해서는 법인화가 되어야 한다”는 조언을 했다. 그래서 더개비온스라는 법인사업체를 설립했고 몇 개월 동안은 개인사업자와 법인사업체를 동시에 유지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음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창업에 대해서 나름대로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느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구체적으로 알았어야 할 기본적인 내용들을 무시하고 지나간 점이 많았던 것이다. 그런 것 중의 한 가지가 법인설립 과정을 무시한 일이다.
실제로 나는 법인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정식으로 법인회사를 설립하는 절차들을 무시한 채 일부에서 관행적으로 실시하는 불법적인 법인 설립을 시도했다.
사실 법인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것은 생각보다 큰 의의를 갖고 있다. 아무리 작은 법인회사라고 하더라도 상법과 회사법으로 규정된 사회적인 법인단체로서의 지위와 책임이 있다는 것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래서 나중에 동업자들과 투자 관련 문제가 불거지자, 그 대가를 단단히 치러야 했다. 뿐만 아니라 회사의 기초를 이루는 세무 관계와 회계 관련 지식들도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고, 조직관리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회사를 운영했었다.
물론, 그런 분야들에 대한 전문가를 영입할 생각은 했었지만, 내가 그런 경험이 없으니 적임자를 제대로 섭외하지도 못했다. 사실 이런 실수들은 더개비온스를 불균형적인 기형 구조로 만든 원인이었다.
창업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내가 가진 아이디어를 실현하려는 욕심으로 시작한 개발 업무만 강조된 나머지 사업이나 조직이 필요로 하는 부분들은 영양실조에 걸린 상태나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사업이 지속적으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사업체가 하나의 독립적인 유기체로서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경영능력이 필요함을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나는 기본에 충실한 지식과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아는데 정말 큰 비용을 지불한 꼴이었다.

허수영
㈜더개비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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