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 관점에서 고객 접근성을 높여라”

최근 드라마에 이어 新한류의 주역으로 등장한 K팝에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2012년 1월 31일 걸그룹 소녀시대가 미국의 인기 TV 토크 프로그램인 ‘데이비드 레터맨 쇼’에 출연하여 주목받았고, 2011년 유튜브에서의 K팝 동영상 조회 수가 총 235개국 약 23억회에 이르는 등 온라인에서도 K팝이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K팝의 성공요인은 무엇일까?
첫째, 연예기획사는 '캐스팅-트레이닝-프로듀싱-글로벌 프로모션'의 전 제작 프로세스를 시스템화하여 치밀하게 해외시장 진출을 준비했다.
둘째, 유튜브 등 자발적 확산이 용이한 소셜미디어를 활용하여 해외진출 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절감했다.
셋째, IT에 친숙하면서 적극적으로 문화를 향유하는 능동적 소비자가 있었기에 인기가 빠르게 확산되었다.
넷째, K팝 아이돌은 탄탄한 가창력과 안무, 매력적인 비주얼이 결합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변신을 연출하며 전 세계 소비자를 매료시켰다.
그렇다면 기업에서는 K팝의 성공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K팝 열풍은 직접적인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뿐 아니라 국가 브랜드와 상품 인지도 제고 등 파급 효과도 큰 전략적 자산이기 때문이다. 여타 분야의 기업도 노래, 가수, 팬 등 K팝의 전략적 가치를 新상품 개발, 新홍보 전략 수립, 新시장 개척의 디딤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新상품 전략은 우선 K팝을 활용한 파생상품으로 부가가치 창출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게임과 애니메이션 산업에서는 K팝 콘텐츠나 스타를 캐릭터로 상품을 개발하고, 뮤지컬이나 드라마 같은 기존의 문화상품은 K팝 노래나 가수를 활용해 해외시장을 개척하면 효과적이다.
다음은 K팝 팬층을 유치하기 위한 관광상품 개발이다. K팝 콘텐츠와 관광, 쇼핑을 연계한 맞춤형 공연관광 상품을 기획하거나 K팝 문화가 녹아있는 공간을 랜드마크화해 관광객을 유인해야 한다.
일례로 매년 한국의 면세점과 공동으로 패키지투어인 ‘패밀리콘서트’를 개최하는 일본 JTB여행사의 공연관광 상품은 인기 K팝스타를 대거 출연시켜 콘서트를 개최해 2박3일 관광상품으로 2011년에만 2천여명의 중국 관광객이 다녀갔다.
新홍보 전략으로서 K팝은 스타와의 협업 가능성을 높여준다. 패션 및 디자인 감각이 뛰어난 아이돌 가수를 제품개발이나 마케팅에 참여시키는 것인데, 스타가 제작과정에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입소문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미국의 힙합가수 카니예 웨스트가 디자인에 참여한 루이비통의 신발은 천달러가 넘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출시 직후 완판된 바 있다.
또한 관련성 높은 상품의 광고모델로 K팝 스타를 채용하는 전략 역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특히 식음료나 화장품, 패션 등과 같은 일반소비재는 해당지역에서 인기가 많은 스타를 기용해 현지 맞춤형 광고를 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K팝을 통한 新시장 공략은 팬층을 한국제품의 신흥시장 진출 교두보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K팝의 소비 국가가 다양해지고 소비 계층이 젊은 층으로 확산됨에 따라 K팝 팬층은 새로운 소비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기존의 한류 선호지역인 일부 아시아 국가뿐 아니라 중동과 남미, 유럽 등 신흥 한류지역을 새로운 수출시장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K팝의 성공은 기업경영에 다양한 시사점을 제공해 준다. 품질에 비해 브랜드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후발기업이나 신흥시장을 공략하려고 노력 중인 기업이라면, 단기수익에 매몰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접근성을 높이고 실력을 키워온 K팝의 성공방정식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서민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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