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초가 되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제품 박람회인 CES (Consumer Electronics Show)가 열린다. 세계 주요 전자기업들이 각종 첨단제품을 선보이고 이를 통해 최신 업계 흐름을 한눈에 알 수 있기 때문에, 올 해도 3,100여개 기업이 참가하고 약 14만명의 관람객이 모여들었다. CES 2012는 여섯 가지 특징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한국의 간판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모든 출전기업들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이슈가 되었다. 전시회 이전부터 OLED TV, 스마트TV, 스마트폰, 태블릿PC, 울트라북 등 양사의 전략제품 발표에 이목이 집중되었고, 최고 혁신상 수상 등 전시회 기간 내내 뉴스메이커가 되었다. 전시부스의 규모나 위치, 관람인원, 전시제품의 종류와 성능 등 모든 면에서 미국, 일본, 중국 등 경쟁사를 압도하였다.
둘째,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제품은 단연 TV였다. 특히, 삼성과 LG가 발표한 55인치 대형 OLED TV는 LED에 이은 차세대 제품으로 상용화가 임박했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70~80인치급 초대형 화면의 UD(Ultra Definition, 초고화질) TV도 소개되었고, 음성과 동작을 인식하는 스마트 TV와 무안경 3D TV도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셋째, 가전과 IT의 영역구분이 모호해졌다. 독립적인 기기 간 경계가 무너지고 콘텐츠와 서비스를 호환할 수 있는 ‘Connectivity’, 즉 제품 간 연결성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가전기업(삼성, LG, 소니, 샤프 등)과 IT기업(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 모두 TV,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전시 품목이 비슷한 형태를 띠었고, 제품간 영역을 넘나드는 연결성을 보여주는데 주력하였다.
넷째, 올해 PC분야에서 가장 주목받을 제품으로 울트라북을 꼽을 수 있다. 울트라북은 노트북 제품군의 새 플랫폼으로, 속도가 빠르고 얇고 가벼워서 이동에 최적화된 노트북이다. 2세대 인텔코어 샌디브릿지 프로세서와 SSD 등을 탑재했고, 무게 1.3kg대, 두께 20mm 이하로 디자인되었다. 울트라북 플랫폼을 주도하고 나선 인텔을 선두로 삼성, LG, HP, 델, 에이서 등 PC 제조기업들이 10여종이 넘는 제품을 출시하였다.
다섯째, 이번 CES에는 자동차가 IT 범주에 편입된 것처럼 많은 자동차가 전시되었다. 인포테인먼트와 무선인터넷 등으로 차량성능을 향상시키고, 운전자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자동차와 IT 기술의 접목은 필연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전문 전시관이 설치됐고, 포드는 신차인 ‘퓨전’을 CES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또 벤츠와 포드의 CEO는 디트로이트 오토쇼 개최에도 불구하고 CES에서 기조연설을 하였다.
마지막으로, 전시회에 참가한 수많은 중소기업이 IT산업 발전의 기반이 되고 있다. CES가 대기업과 최첨단 제품 위주로 보도되면서 우리에게 관심은 적었지만, 참가기업 대다수가 중소기업이고 이들에게 많은 바이어와 관람객의 방문이 이어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어우러져 IT산업 발전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장성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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