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몫’ 편견 버리고 기업차원 관심 필요

기업이 구성원들의 마음 건강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전국의 20~50대 직장인 500명을 온라인 설문조사해 ‘직장인 스스로가 본 심리 건강’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하며 이 같이 밝혔다.
정신 건강이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고, 기업의 생산성과 직장 생활의 웰빙에도 점진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많은 학자들도 이를 뒷받침할만한 실증적인 연구 결과들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미국 예일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울증에 걸린 근로자는 정신적으로 건강한 근로자보다 결근율이 2배 높고, 직장에서 근무를 하더라도 생산성 손실은 7배에 달한다는 결과를 예로 들었다.
특히 대한민국 직장인들은 OECD 국가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고 있기 때문에 직장 생활에서의 심리 건강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보고서가 직장인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직장인 4명 중 1명은 인간관계와 업무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자신의 심리 건강이 ‘부정적이고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매우 부정적이고 너무 힘들다’는 6%, ‘다소 부정적이고 우려할 만한 수준’ 20%라는 대답이었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나빴고, 직급별로는 하위직의 심리 건강수준이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직장인들에게 ‘최근 1년간 직장에서의 정서상태는 대체로 어떻습니까’하고 물은 결과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31%를 차지했다. 30대 과장의 53%는 자신의 정서 상태가 ‘부정적’이라고 대답했다. 현업의 실무 책임자로서 겪는 스트레스와 갈수록 높아지는 진급 장벽,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으로 풀이됐다.
직장 생활에서 겪는 불안 원인으로는 ‘회사 경영상태의 불안정’이라는 응답이 18%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목표·의욕 상실(17%), 고용 안정성 저하(16%), 인간관계 불화(13%) 등의 순이었다. 구체적인 스트레스 원인은 과도한 업무량과 책임(13%), 업무 권한과 책임의 모호(11%), 근무 여건의 위험성(10%), 공정하지 못한 평가와 보상(9%) 등이 지목됐다.
직장 동료에게 기대하는 내용은 직급에 따라 달랐다. 상사에게 기대하는 덕목은 ‘존중과 배려’(17%), ‘일관성 있는 조직운영’(15%), ‘빠른 결정과 실행’(13%) 등이었다. 반면 부하 직원에게는 ‘열정과 도전정신’이 21%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성실’(18%), ‘조화와 시너지 창출’(12%) 등의 순이었다.
이에 따라 직장인들의 심리 건강에 대한 회사 차원의 관심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정신 질환자 수가 증가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 증가 속도 역시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직장 가입자 정신 질환 현황’ 자료에 따르면 병원에서 정신 질환으로 진단을 받은 직장인이 2007년에 35만 4천여 명으로 2000년 16만 3천여 명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재권 선임연구원은 “직장에서 쌓인 마음의 병은 제때 치료하지 못하면 개인과 조직의 성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심리 건강을 개인의 몫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기업 차원의 대응과 예방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특히 심리적인 문제를 개인의 나약함으로 치부하는 잘못된 편견을 버리고 기업에서도 EAP나 멘토링 등의 체계적인 심리치료 기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장인 정서지도〈자료 : 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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