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硏, ‘넘버원을 무색케하는 차별화’ 보고서

“후발업체가 1위 업체를 따돌리려면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게 관건이다. 부수적인 가치들을 빼고 자신만의 독특한 강점에 집중하는 것이 넘버원과의 차별화를 통한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길이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14일 ‘넘버원을 무색케하는 차별화’라는 보고서를 통해 후발업체로서 1위 업체를 따돌리는 전략들을 소개했다.
최근 국내에서 선두그룹을 위협하는 후발업체들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라면 트렌드를 선도하게 된 꼬꼬면이 단숨에 ‘신라면’에 이은 2위에 올랐고, 1위 기업인 농심마저도 하얀 국물 라면을 뒤따라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커피믹스 시장에서도 후발주자가 돌풍을 일으켰다. 원두의 맛과 향만을 강조해오던 주류업체들과 달리, 남양유업이 커피 크림(일명 ‘프림’)에 승부수를 띄우면서부터다. 이들은 자사의 강점을 최대로 부각시키면서 소비자의 인식과 선택 기준을 바꿔놓았다.
연구원은 후발주자들이 선두 기업과 효과적으로 경쟁하기 소비자들의 달라진 소비 행태의 특징과 이것이 기업간 경쟁 구도에 미치고 있는 영향을 파악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이를 위해 전략적 방향성을 모색해야 하는데, 그 전략들로 △경쟁요소의 차별화 △경쟁 방향의 차별화 △경쟁 영역의 차별화 △경쟁 시기의 차별화 등을 제시했다.
첫째 경쟁 요소의 차별화와 관련, 연구원은 무엇을 더 주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뺄 것인가를 고민하라고 주문했다. 연구원은 미국에서 가장 맛있는 햄버거 체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인앤아웃 버거’(In-N-Out Burger)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인앤아웃 버거는 지난해 맥도날드를 제치고 컨슈머리포트가 선정한 2년 연속 패스트푸드 체인점 소비자 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 인앤아웃의 연간 매출액 순이익률은 20%에 이른다.
맥도날드가 빠르고 간편하게 한끼 식사를 해결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인앤아웃 버거는 ‘신선한 맛’을 최우선으로 유지하는 차별화 전략을 폈다. 이 때문에 포기하는 것들이 많다. 인앤아웃 버거 매장에서는 얼린 재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냉동고나 전자레인지가 아예 없다. 직영 육가공 공장과 식자재 배급소를 운영하면서 식재료의 품질을 직접 관리한다.
둘째 경쟁 방향의 차별화와 관련, 연구소는 주류가 전달해온 메시지, 가치 창출 방식 등과는 철저히 반대 방향을 선택해 공략하라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된 것이 운동화업체 뉴발란스다. 전 세계 운동화업계 1위 나이키가 유명 운동선수들의 광고를 통해 승리, 극한의 노력, 대중의 환호 등에 초점을 맞춘 데 반해 뉴발란스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을 광고에 등장시켜 개인적 성취, 균형 잡힌 노력, 내면의 자아 성장 등에 많은 관심을 갖는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같은 마케팅 전략을 통해 뉴발란스는 1990년 미국 운동화 업계 12위에서 2004년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셋째 경쟁 영역의 차별화의 사례로는 아이폰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로 전세계 휴대폰 1위였던 노키아를 따돌린 애플을 들 수 있다.
연구원의 김국태 책임연구원은 “자기만의 강점을 프레임으로 하는 차별적인 시도로 ‘넘버원 따라하기’가 아니라 ‘넘버원 따돌리기’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경쟁 요소, 경쟁 방향, 경쟁 영역, 경쟁 시기에 있어서 넘버원과는 철저히 다른 전략을 가져가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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