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 악화시키는 원인 찾아야

유난히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 따스한 햇살과 봄바람에 몸도 마음도 따스해지지만 어떤 분에게는 바야흐로 알레르기의 계절. 춥고 건조한 겨울을 잘 지낸 천식 환자분도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는 조심해야 하는 시기이다. 봄철에 날리는 나무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분들은 콧물, 재채기와 함께 눈도 가려운 알레르기비염과 결막염 등이 동반되며 천식이 나빠질 수도 있지만 나무꽃가루 알레르기가 없는 천식 환자분도 급작스런 기온변화나 찬공기가 예민한 기관지를 자극하여 갑자기 숨이 차거나 쌕쌕거림, 기침, 가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천식은 숨이 지나가는 통로인 기관지에 알레르기 염증이 오며 기관지가 예민해지고 좁아져 숨이 차고, 좁아진 통로로 공기가 지나가며 쌕쌕거림이 생기고, 기침과 가래, 가슴 답답함, 가슴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알레르기질환이다. 대부분은 숨이 차고 쌕쌕거리는 증상으로 나타나지만, 다른 증상이 없이 기침이 오래가는 만성기침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이 경우는 특별히 ‘기침이형천식’이라 부른다), 어떤 경우는 가슴통증과 호흡곤란으로 나타나 협심증 등 심장 관련 검사를 받다가 정상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내원하여 천식으로 진단이 되기도 한다
천식은 최근 20~30년 동안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세계적으로 2~3배 정도 증가한 질환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약 10~15명 중 1 명 정도가 천식이 있다. 흔히 천식을 어린이의 질환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사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며, 어린이 때 가장 흔하다가 20~30대에는 다소 감소하지만 55세 이상이 되면 다시 증가하여 최근 65세 이상의 노인천식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옛날에 ‘해소’라고 불렀던 병이 대부분 노인천식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천식은 기관지에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 알레르기질환이다. 다시 말해서 숨이 차고 쌕쌕거리는 증상이 기관지가 좁아져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보이지만, 좁아진 기관지를 넓히는 치료뿐 아니라 그 원인이 되는 염증을 낫게 하는 치료를, 그것도 꾸준히 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징적인 천식의 염증은 호산구가 중심이 되는 알레르기염증이며 이에 대한 치료를 위해서는 흡입스테로이드제가 가장 좋다. 최근에 나온 흡입스테로이드제는 전신적인 부작용이 거의 없이 안전하게 잘 사용할 수 있으며 여러 가지 형태의 흡입제가 있기에 잘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을 받고 숙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외래, 또는 병실에서 천식은 당뇨병, 고혈압과 같이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천식의 중증도 또는 조절 정도에 따라 단계를 통상 5단계로 나누어 치료하는데 증상 조절이 잘되어도 3~6개월간 약물을 잘 유지하는 것이 좋고 이후 조절이 잘되면 임상적인 판단을 통해 약을 줄여갈 수도 있으며 증상 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경우에는 치료단계를 올리기도 한다.
천식은 원인 뿐 아니라 악화인자를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 감기는 응급실을 찾는 천식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이 된다. 감기바이러스는 호흡기를 통해 전달될 수도 있지만 손으로 만져서 옮게 되는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감기 예방을 위해 손씻기를 열심히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신종플루가 처음 문제가 되었던 당시, 온 국민이 열심히 손씻기를 한 덕분에 ‘감기’ 환자가 많이 줄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갑작스럽게 찬공기에 노출되거나 기온차이가 있으면 예민한 기관지가 반응할 수 있으므로 이런 경우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천식 환자가 흡연을 하면 악화인자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폐기능이 빨리 감소하여 나이가 들어서 평상 시에도 계속 쌕쌕거리는 중증이 되거나 치료제에 대한 반응이 떨어질 수 있어 금연하는 것이 좋고 간접흡연도 피하는 것이 좋다.

장윤석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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