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증권 이어 은행도 은퇴시장 본격 진입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되면서 은퇴·노후설계 금융상품이 향후 금융시장의 핵심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KB금융, 신한금융 등 금융지주사들이 노후 및 은퇴 설계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은퇴연구소를 잇따라 설립하고 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는 만큼 은퇴를 앞둔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한편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는 은퇴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해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은행권에서 은퇴시장 공략을 가장 먼저 뛰어든 곳은 하나은행이다. 지난해 태스크포스팀을 시작으로 올해 1월 은퇴설계팀을 리테일사업부내에 신설해 은퇴설계와 관련된 지원을 전담하고 있다.
하나은행 고객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은퇴설계시스템도 눈길을 끈다. 간단한 설문 작성을 통해 은퇴준비를 위한 부족자금과 재무상황을 진단받고 각 연령대에 적합한 은퇴 포트폴리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올 상반기 중에 은퇴설계마스터제도를 시행, 연간 100명의 은퇴설계전문가를 선발할 복안도 갖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신한은행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 1월 은퇴연구팀을 신설하고, 은퇴 전부터 고객과 미래를 함께 준비하자는 취지를 실행하고 있다. 팀 신설 이후 은퇴 준비 전략을 담은 ‘골든에이지(Golden Age)를 위한 고객가이드북’도 발간했다. 전자책 형태로 발간된 가이드북은 총 3권으로 구성돼 있으며 은퇴 준비의 필요성과 문제점, 은퇴설계 방법, 개인별 맞춤 은퇴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신한은행측은 저출산 고령화 문제로 인해 2020~2030년쯤에는 은행고객의 연령구조가 달라져 50대 이상의 고객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은퇴이후에 대한 고민이 증가할 것으로 판단하고 은퇴전부터 고객과 미래를 함께 준비하자는 취지에서 팀을 신설했다고 전했다.
농협은행도 지난달 초 퇴직연금 고객에 대한 특화된 은퇴설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NH은퇴연구소’를 신설했다. NH은퇴연구소는 앞으로 ‘행복채움 NH퇴직연금 포럼(가칭)’을 운영, 사업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은퇴설계 관련 연구과제를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하나와 신한은행과는 달리 지주사 차원의 접근을 시도하는 곳도 있다. KB금융은 오는 8월 지주사로선 처음으로 KB은퇴설계 연구센터(가칭)를 만들 계획이다.
6개팀으로 구성된 KB경영연구소 산하에 이 연구센터를 두고 고령화와 은퇴 가속화에 따른 사회 경제적 변화에 대한 연구를 제대로 해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상반기내에 국민은행과 KB생명에 각각 ‘은퇴설계팀’을 신설하고 이들과의 협업을 통해 은퇴설계패키지 상품개발 등을 계획중이라는 설명이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100세 시대의 자산관리 중심테마는 은퇴관리”라며 “당장은 팀 단위 수준의 연구센터지만 이를 시작으로 고령화에 대비한 국가 시스템 구축에 기여하고 획기적인 은퇴 금융상품 개발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와는 달리 우리금융은 은행보다는 우리투자증권의 ‘100세 시대 연구소’를 통해 은퇴시장 공략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은행들의 은퇴연구소 설립 붐에 따라 증권과 보험에 국한됐던 금융소비자들의 충족도 역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전쟁 직후인 1955~1963년까지 9년간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의 잇따른 은퇴로 노후설계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도 뜨겁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기준 베이비부머 세대는 712만명 가량으로 전체 인구의 15% 가까이 된다. 정부는 앞으로 3년간 50대 이상 퇴직자가 1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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