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SNS(소셜 네트워크)이다. 트위터,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SNS을 마케팅 요소로 활용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고객과 직접 소통하고, 고객과의 공감을 기업 경영 및 마케팅의 중요한 요소로 지목한 책이 바로 ‘와이어드(Wired to Care)’이다. 저자 데브 팻나이크 (Dev Patnaik)은 HP, GE, 나이키 등에서 컨설팅 강의를 진행하면서 소비자의 취향과 감수성을 끌어들여 공감의 문화를 팔 것을 설파하고 있는 세계 유수의 기업에서 초빙하고 싶어 하는 1순위 강연자다.
기업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키워드는 무엇일까? 소니는 왜 삼성에게 전자제품 분야에서 1등을 내주게 되었을까? 코닥필름은 디지털 카메라 기술을 최초로 개발하고도 왜 주목받지 못했을까? 저자는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면서 문제는 혁신이 아니라 고객과 연결되어 하나가 되는 ‘공감능력’임을 밝힌다. 요즈음은 10대, 20대로 소비자의 주류가 바뀌었다. 그들은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브랜드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제품에는 3~4배가 넘는 가격을 기꺼이 지불한다. 가령 그들은 가상의 인형에게 입힐 옷에 수천 원의 돈을 아끼지 않는다. 이런 것들은 기본적 의식주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재화들이 아니지만 그들은 상관하지 않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기업들은 혁신이나 고객감동을 외치면서도 실제로 고객과 공감하지 못하며 지속적인 성장도 이루지 못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고객과 연결되고 공감할 것인가? 이 책에는 나이키, 마이크로소프트, 디즈니랜드, 시스코, 할리 데이비슨(Harley-Davidson), 메르세데스 벤츠, 타겟과 같은 다양한 기업의 사례가 실려 있다.
할리 데이비슨의 사례를 보자. 할리는 미국을 상징하는 모터사이클 회사다. 1903년 설립된 이 회사는 ‘가장 미국적이면서도 남성적인 개성’을 표현하는 브랜드로서 모터사이클의 대명사였다. 그러나 혼다 등 일본 업체에 밀려 90%에 이르렀던 시장점유율은 3%대까지 추락했다. 1981년 이를 보다 못한 임원 13명이 다시 뭉쳐서 과거에 할리에 열광하던 고객충성도를 끌어내기 위해 ‘진정한 남자는 블랙을 입는다’고 광고하면서 ‘할리 오너스 그룹(Harley Onwers Group, HOG)’라고 불리는 동호회를 결성했다. 그들은 ‘독수리는 홀로 비상한다’ 등의 가슴을 뛰게 하는 슬로건을 내걸고 브랜드에 담긴 ‘자유’와 ‘저항정신’을 알리며 랠리에 나섰다. 첫해 ‘HOGs’의 멤버는 3000명에 불과했지만, 2년 후에는 6만3000명으로 늘어나면서 할리는 부활하기 시작했다.
할리의 대표적인 무기는 ‘할리 사운드’로 불리는 할리만의 독특한 특유의 큰 엔진 소리였다. 할리는 온몸을 울리는 이 엔진소리를 흥분된 심장 박동에 비유하며 ‘자유의 상징’으로 삼았다. 어떻게든 소리를 줄여보려는 일본 제품들과는 전혀 반대의 길을 간 것이다. 배기량 883㏄ 이상의 V형 트윈엔진에서 나오는 진동과 말발굽 소리와 비슷한 독특한 엔진소리는 전 세계적으로 열광적인 마니아층을 만들어냈다. 할리는 전 세계 130개국에 회원이 140만 명을 넘어섰고 세계 1위 모터사이클업체 자리를 되찾았으며 충성도 NO1의 마케팅의 대명사가 되었다. 할리는 ‘모터사이클이 아니라 문화를 판다’는 말을 만들어 냈다.

글 이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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