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으로 치닫는 연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비제의 <카르멘>은 남자를 유혹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드라마틱 하지 않은 담담한 중편소설로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동명 소설이 원작. 4막의 오페라로 구성되었다.

36세의 짧은 생애를 어쩌면 이류 작곡가로 생을 마쳤을지도 모를 ‘비제’는 인생의 마지막에 자신의 이름을 <카르멘>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구원됐다.
오페라 사상 가장 강렬한 캐릭터로써, 그녀는 결코 남자들에게 지배되지 않고 자신의 의지와 자유로 남자를 택하며 또 마음이 식으면 미련 없이 버렸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자신이 원하는 사랑만을 좇을 뿐이다. 그런 카르멘의 스타일은 너무나 강렬해서 당시 남자들로서 받아들이기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비제는 그런 여주인공을 메조소프라노로 설정하여 그녀의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나타냈다.
그 이후 여러 예술에 남긴 영향은 엄청난 것이었다. 많은 기악곡과 관현악곡, 발레곡에서 <카르멘>의 흔적을 무수하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수없이 영화화되었으며, 다양한 장르를 자극했다. 한마디로 작은 문화현상을 만들어 낸 것이었다.
‘비제’는 프랑스의 음악가 부모 밑에서 일찍부터 음악을 공부하고 파리음악원을 거쳐 로마에서 유학했다. 1863년 오페라 <진주잡이>로부터 작곡을 시작했으나 대부분 실패했다. 지금은 가장 유명한 오페라 중의 하나인 <카르멘>도 초연에는 혹평을 받아 그 충격으로 3개월 뒤 그는 37세의 나이로 죽었다.
초연에 실패한 이유는 낭만적인 선율과 지고지순한 사랑에 익숙했던 파리의 오페라 계에 자유롭게 사랑하는 여자에게 호감을 느낄 수 없었으며 더군다나 밀수, 살인 등 가족끼리 관람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었다.
이 작품은 스페인 특유의 정열적 분위기를 배경으로 박진감 넘치는 줄거리와 질투와 애증 등 인간의 원초적 내면 심리를 사실적으로 묘사했다고 평가받는다. 매년 우리나라에서 공연되고 있으며 올해는 7월이후 서울과 지방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글·박희수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