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열치열(以熱治熱)’ 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계절, 여름이 찾아왔다. 올해는 104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이서 농작물도 물고기도 말라 죽는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무더운 날씨에 숨이 턱 막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 계절, 비단 농작물만 말라 죽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중소기업에게도 무더운 여름 날씨처럼 숨통을 조이는 일들이 지속되고 있다.
유럽이라는 먼 나라의 위기가 세계경제 전반의 경기둔화로 이어져 어느덧 위기상황은 일상화가 됐고 우려했던 문제들이 중소기업에게도 현실화되고 있다. 매일 아침 이번 위기 국면의 전이 양상과 대응은 어떠한 방향으로 진행될 것인가가 우리 모두의 제일 관심사가 됐다. 실제 유럽은 총체적인 경기침체를 맞고 있다. 독일 등 몇몇 국가를 제외하고는 공식적인 경기침체와 마이너스 성장이 전망되고 있으나 국가간 입장차이로 인해 타협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결국 2012년 하반기에도 불확실성이 해결되지 못한 채 실물경기 침체는 지속될 전망이다. 유럽의 경기침체로 주목되는 국가는 중국이다. 유럽은 중국의 제1수출시장인 동시에 제2투자국가이다. 경제적 연관성이 높은 중국이 최근 유럽의 경기침체로 인한 영향을 체감하며 내부적으로 경제체질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중국의 경제체질 변화과정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국가가 바로 우리라는 것이다.

유럽위기로 對中수출 감소세

우리는 중국과 유럽에 직·간접적으로 강력하게 연결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對중국 수출은 부품·소재 등 중간재·자본재를 수출하고 우리기업의 중국 현지법인에서 조립·가공한 완성품을 유럽으로 재수출하는 가공무역 구조이다. 최근 중국이 가공무역 중심의 수출위주 성장전략에서 내수주도의 성장으로 전략을 전환하면서 2006년 55.7%였던 가공무역비중이 2011년 48.9%까지 줄고 있는 추세이다.
여기에 유럽의 경기침체로 완제품 수출이 감소하는 것이 더해져 우리나라의 對중국 수출증가율은 2012년 들어 전년동월대비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기업규모별로 살펴보면 2012년 4월까지 대기업의 對중국 수출증가율은 -0.1%, 중견기업은 -3.1%인 반면 중소기업은 2.1%로 아직까지 중소기업의 對중국 수출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 5년간(2006~2010) 중소기업의 중국 수출증가율은 12.0%로 동기간 전체 세계시장 수출증가율 10.1%를 상회했던 것과 달리 2010~2011년에는 중소기업의 對중국시장 수출증가율은 11.7%로 전체 세계시장 수출증가율 16.1%에 비해 감소되고 있어 중소기업의 對중국 수출증가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더구나 이미 대기업, 중견기업의 對중국 수출 감소가 시작됐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중소기업의 對중국 수출도 그 감소 추세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수출中企 지원 종합대책 필요해

사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중소기업의 양극화 심화 논란에도 불구하고, 전체 중소기업의 수익성 측면에서 든든한 지지목 역할을 해왔던 것이 수출 중소기업이다. 한국은행 자료에 의하면 위기 이전 내수 중소기업보다 낮은 매출액영업이익률을 기록하던 수출 중소기업이 2010년에는 7.4%, 2011년에는 6.2%를 기록하며 내수 중소기업의 6.6%, 5.0%를 상회하여 전체 중소기업의 수익성 악화를 방지시켰다.
내수 중소기업의 수익성 회복이 불확실한 가운데 2012년 하반기 수출 중소기업의 경영악화는 우리나라 전체 중소기업의 수익성 악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 하반기에는 내수·수출 중소기업 모두 안정적 경영을 위한 대책을 미리미리 마련해 두어야 할 것이다.
정부도 국내외 경기불안과 하반기 대선 등의 영향으로 중소기업 관련 부처 및 기관에서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대책을 쏟아내고 있고 또 준비하고 있다.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대책이 많아진다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지만 실제 중소기업의 어느 부문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또 겪을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근거로 준비하고 있는 곳은 많지 않은 것 같다.
2012년 하반기 수출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이미 예고되고 있는 바, 수출 중소기업을 위한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대책들이 곧 쏟아져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서경란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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