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문화산업에서 배우다]카니발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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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문화산업에서 배우다]카니발의 경제학
  • 중소기업뉴스
  • 호수 1886
  • 승인 2012.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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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2012년 카니발에서 발생한 관광수입만 32억 달러로, 이는 영국 런던 올림픽의 예상 수입이 30억 달러, 전 세계적인 이벤트인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예상 관광 수입이 55억 달러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매우 놀라운 수치다. 또한 이 기간의 고용 효과도 25만 명에 이르고 리우데자네이루에서만 13개 삼바 스쿨의 지출 금액이 400만 달러, 티켓 및 CD판매, TV중계권 등 퍼레이드 자체 수익만 약 4,300만 달러에 이른다.
2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브라질 카니발이 오늘날과 같은 규모와 수준의 상업적 이벤트로 성장한 것은 불과 반세기 전 처음 등장한 트리 일레트리코 라는 카니발용 개조 차량 덕분이다. 차량의 비용을 충당하기 위하여 차에 상업성 광고물을 부착하면서 처음으로 비즈니스 개념이 축제에 도입된 것이다.
그 후 살바도르의 바히아 카니발에서 그동안 행정편의상 사람들을 나눠 묶기 위해 사용했던 블로꾸(bloco)라는 무료 축제 행렬 단위에 트리 일레트리코를 결합시켜 블로꾸 지 트리우(Bloco de Trio)라는 새로운 축제 유형을 만들고는 참가비를 받기 시작했다. 이후 점점 자본규모가 커지면서 밴드와 유명 연예인, 보조 차량까지 갖춘 기업형 블로꾸로 발전하면서 우리에게 익숙한 지금의 브라질 카니발의 모습이 등장했다.
2,000명 이상 단위의 200여 개 블로꾸, 트리 일레트리꼬, 전용 티셔츠 아바다(abada), 블로꾸 로고, 의상, 음식, 음반, 출판, 방송 등의 부대사업을 포괄하는 카니발 전문기업의 성공스토리는 브라질 전체로 파급됐다.
브라질 카니발의 계속되는 상업적 성공과 더불어 브라질 정부의 문화산업 육성책도 본격화됐다. 브라질 정부는 2004년 상파울로에서 UNCTAD 장관 회의를 개최하여 역사상 처음으로 문화산업을 국제 경제의 어젠다로 제안하는 한편 무형재산으로 간주되는 문화산업에 대한 정량적 평가시스템을 최우선적으로 구축하기 시작한다.
32만 개의 관련 기업을 통한 최초의 문화산업의 고용효과 산출, 무려 5,500개 지방자치단체의 문화 프로필 작성, 12개 핵심 문화산업과 연관 산업의 경제적 효과의 정량화 등에 성공했고 현재 문화가격지수(Price index for Culture)를 만들고 있다.
조직개편에도 심혈을 기울여 우선 문화부 산하에 문화산업정책 핵심기관인 ‘General Coordination for the Economy of Culture’를 창설하여 각 부, 연방과 지방자치단체에 분산됐던 문화산업 관련 업무의 창구를 단일화했다. 이러한 정부의 문화산업에 대한 체계적이고 통일적인 정책 덕분에 브라질은 이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2008년 문화산업의 GDP 내 비중이 16%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고, 고용효과도 산업 전체의 21%나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브라질은 2010년 남미 전체 문화산업의 49.2%를 차지했으며, 2015년에는 절반을 넘길 것(52%)으로 예상된다. 2010년 세계 문화산업 시장 상위 10개국 안에 브라질(10위)이 신흥국으로는 유일하게 중국(4위)과 함께 포진하고 있으며 2010년 문화산업 성장률(15.5%)은 중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고 2014년에는 이탈리아, 캐나다, 한국을 제치고 7위로 도약할 전망이다.
카니발에 참가한 일레트리코라는 차량 한 대가 진원지가 된 ‘문화와 경제의 상생’이라는 바이러스가 결국 브라질 국가 전체로 전파되어 문화산업의 태동과 급성장, 나아가 국가 경제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카니발 참가 주체들의 자생력과 국가의 효과적인 정책이 멋지게 어우러져 시원한 한판승을 만들어낸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자금지원에만 의존하는 우리 문화산업과 통일된 전담기구가 부족한 한국에게 브라질은 훌륭한 모범이 되고 있다.

이대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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