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는 맨발로 지내야 무좀예방

평소에 소탈하고 시원스런 성격의 김 과장도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만 되면 말 못할 골칫거리로 짜증이 많아진다.
구두를 벗고 슬리퍼를 신거나 박박 긁고 싶은데 다른 직원들 눈치가 보이기도 하고, 누렇게 변색되고 두꺼워진 발톱이 창피해 집에서도 양말을 벗는 것도 꺼려진다. 요즘은 설상 가상으로 고약한 발 냄새까지 나서 회식자리에서 여직원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것만 봐도 자격지심에 슬그머니 구석자리로 가서 앉고 싶은 심정이다.
비단 김 과장 뿐 만 아니라 여성에게도 흔히 볼 수 있는 무좀(족부 백선)은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에 흔히 발생하는 곰팡이 질환으로 과거와는 달라진 생활양식과 항상 구두와 양말을 신고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기온이 높고 습한 여름철에 감염률이 높아지고 있다.
증상으로는 소양감이 심하고 땀이 많이 나는 다한증으로 불쾌한 발 냄새도 날 수 있다. 임상적으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발가락 사이와 발바닥의 피부가 짓무르거나 작은 수포가 발생하여 합쳐지면서 진물에 흐르거나 각질 등이 생기기도 하고 심한 경우 발바닥의 각질이 두꺼워지고 피부가 갈라져 손상된 피부를 통해 이차 세균감염까지 일으킬 수 있다. 발 무좀이 심한 경우에는 발톱이나 손에도 곰팡이 균이 자라 발톱의 색조와 두께, 모양 등이 변형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경우 임상 양상으로 쉽게 진단할 수 있으나,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질환으로 농포성 건선이나 접촉 피부염, 한포진, 특발성 각화증, 2기 매독, 비소 각화증 등이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 진찰 및 KOH/각질 용해제 도말검사, 배양검사, 우드등/Wood light 검사 등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치료는 4~6주간 항 진균제와 각질 용해제 등을 의사에게 처방 받아 바르거나 복용하여야 하고 곰팡이 검사에서 음성 소견을 확인한 후에도 2-3주간 더 바르는 것을 권한다. 진물이 심하게 나거나 2차 감염이 동반된 경우에는 냉 습포 요법과 항생제를 병용하기도 한다.
평상시에는 발을 하루 1회 이상 씻어 청결을 유지하고 건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통풍이 잘 되게 하기 위해 여름용 신발이나 샌들을 신고 집에서는 맨발로 지내는 것이 좋다.
많은 경우에서 무좀을 간단한 습진 혹은 뿌리 뽑기 어려운 병으로 여겨 의사의 진찰과 처방 없이 일반 습진 연고를 자의로 구입하여 장기간 바른 후 무좀이 악화되거나 변형되어 손,발톱, 발등, 손등, 몸까지 번져서 병원을 내원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무좀은 초기에 치료할수록 쉽게 좋아지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으며 완치시킬 수 있으므로, 적극적이고 안전한 치료로 여름을 상쾌하고 시원하게 보내길 바란다.

노주영
가천의대길병원 교수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