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 은퇴 자영업 창업 늘어”

우리 경제구조가 고도화되면서 임금근로자가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왔다. 그런데 2011년 10월부터 자영업부문 종사자가 전년 동월에 비해 다시 늘어나는 추세로 반전됐다. 문제는 이와 같은 자영업 부문 종사자의 증가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 영세하고 경쟁력이 취약한 부분이라는 점이다. 2011년 하반기 이후 규모 측면에서는 1인에서 4인이 종사하는 영세사업장, 연령별로는 50세 이상, 학력별로는 고졸 이하, 산업별로는 음식, 도소매, 개인서비스업 등 전통 자영업 부문에서 자영업자의 증가가 확연한 상황이다.
특히, 하위 20% 저소득 계층 중 이미 사양화의 길로 접어들었거나 경쟁이 심한 전통 자영업 부문에서 영세한 규모로 사업을 영위하는 취업자도 약 169만명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자영업으로의 과잉 취업 현상이 생계형 자영업 부문에서 두드러지며 이러한 생계형 자영업자의 증가는 고용불안을 대변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 취약 부문의 생계형 자영업자는 왜 계속 증가하는 것일까? 먼저 인구사회학적 조건을 지적할 수 있다.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이들이 자영업으로 진입하고 있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최근의 자영업자 증가를 50대 이상이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로 알 수 있다. 2012년 2월 기준으로 55세 이상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도 같은 달보다 8% 증가했고, 전체 자영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9년 32%에서 36%로 상승하였다.
두 번째 원인은 생계형 자영업이 소득도 낮고 경쟁이 심해 실패할 가능성도 높지만 그만큼 창업이 쉽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창업실태를 조사해보면, 신규 자영업자 70% 이상의(74.2%) 창업자금 규모가 5000만원 미만이고, 500만원이 안되는 돈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초영세 창업도 전체 창업의 1/3에 육박하는 것을 확인할 있다. 창업이 쉽다보니 전통 자영업 부문에서는 2011년 12월에 전년도 같은 달보다 15만명이 더 창업을 한 반면, 금융보험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등 지식서비스업의 경우는 8천명 정도만이 새로 사업을 시작하는 데 그쳤다.
마지막으로 자영업 부문에 대한 정보 부족도 신규 창업을 증가시키는 데 한 몫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에서 상권정보서비스를 제공하고 소상공인 TV 등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전파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정작 창업 자금이 부족한 예비 소상공인에 대한 대안 제공 기능은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아울러 공중파만을 이용하는 저소득 자영업자의 경우 소상공인 방송을 시청하기가 곤란하다는 점도 정보 부족 문제 해결의 난제이다. 유선방송이 없는 경우 인터넷을 통해 소상공인 방송을 시청할 수 있지만 자영업자 중 컴퓨터가 없는 비율이 50.2%에 달할 정도여서 생계형 자영업자의 경우 정보에 대한 접근이 미진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요즘 여러 각도에서 자영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정책담당자들은 저숙련-저소득의 함정에 빠져 있는 생계형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어서 고민이고,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거나 예비 창업자들은 돈 되는 자영업 아이템 발굴과 정부지원 확대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자영업 창업은 노동시장의 완충지대로서 일자리를 확대시키는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도소매, 음식숙박업, 개인서비스업 등 생계형 업종에서의 경쟁을 격화시켜 종사자들의 평균적인 소득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섬세한 정책운용이 필요한 부문이다.
정책담당자가 안고 있는 복합적 고민을 타개하고, 자영업 종사자의 활로를 열기 위해 생계형 자영업의 실태와 활로를 시리즈로 점검해 본다.

김선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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