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시대에서 협업시대로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독수리 같은 눈을 지닌 학자이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제학을, 터프츠 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을 공부한 그는 처녀작 <엔트로피>로 현대문명을 날카롭게 비판하며 자신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렸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로 손꼽히게 되기도 한 그는 가장 최근작인 <3차 산업혁명>에서 위기에 빠진 지구문명을 냉철하게 진단하고 문명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예언자적인 이 책은 ‘비즈니스 리더’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산업혁명을 3단계로 나누어서 고찰하고 있다.
첫째, 증기기관과 석탄을 동력 삼아 인류는 대량 인쇄와 공장 생산 경제 시대인 1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열었다.
둘째, 2차 산업혁명은 전기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석유 자원이 만나면서 전화, 라디오, 텔레비전 등 새로운 매체가 등장하고 자동차, 석유, 전자 등 대기업이 부양하는 20세기적 세계 경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런데 그것이 문제가 되었다. 저자에 따르면 2008년 7월을 기점으로 글로벌 경제는 일제히 멈춰 섰다. 이른바 미국발 서브플라임 경제위기다.
그러나 대부분의 비즈니스 리더들은 세계를 뒤흔든 경제 붕괴의 진짜 원인을 모른다. 진짜 원인은 월스트리트의 붕괴나 각국의 통화위기에 있지 않다. 위기를 관통하는 근인은 지난 200여 년간 지속된 산업화 생활방식 때문이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를 끝없이 태워댄 덕분에 지구 대기는 엄청난 이산화탄소 방출로 재앙을 초래하는 기후변화의 위협에 처하게 되었다.
현재 우리는 석유가 주체를 이루는 2차 산업혁명의 종반전을 살고 있다.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1차, 2차 산업혁명의 수명은 이제 끝이 나가고 있다.
셋째, 그래서 저자는 <3차 산업혁명>을 제안한다. 그 핵심 기술은 한마디로 요약하면 인터넷 기술과 재생에너지의 결합이다. 3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재생에너지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무수히 많은 소규모 기업들이 협업 관계를 맺게 될 것이다. 모든 에너지를 재생 가능 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는 조건을 인류가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미니 발전소’, ‘3D 프린팅’ 등 인류의 삶을 새롭게 개조할 방식을 맞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산업시대에서 협업시대로의 전환이다.

- 글. 이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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