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도 사회적 책임 실천에 나설 때”

최근 중소기업중앙회 Kbiz 사랑나눔재단이 펼치고 있는 ‘9988 사랑나눔 캠페인’에 5천만원을 기부하겠다고 밝힌 권혁홍 중앙회 부회장(한국제지공업협동조합 이사장·신대양제지㈜ 대표이사)은 “기업인들이 사업을 키우는 데만 힘쓰던 시대는 지나갔다”면서 “사업은 좀 덜 키우더라도 젊어서부터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중소기업인의 얼굴에서 마음의 평화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의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은 근로자들에 대한 관심과 이해에서 싹텄다. 그는 지난 40여년을 근로자들과 동고동락하면서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보통사람인 그들의 어려운 처지를 십분 이해하고 도왔다.
힘들었던 IMF 시절, 단 한명도 해고를 안했으며 월급도 후하게 주는 등 인간적인 대우를 했다. 그 결과 인근공장들에선 노조의 파업이 잇달았지만 신대양제지에는 파업이 없었다. 비 온 뒤 땅이 더 단단해지는 것처럼 오히려 외환위기 이후 성공가도를 달렸다. 1985년 47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이 1999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3946억원으로 늘었다.
어려운 사람들의 처지를 잘 아는 권 부회장은 5~6년전 구청에서 추천해준 봉천동 극빈자들의 집을 한두 달에 한번씩 방문해 함께 식사를 하고 생활비를 전달하기도 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봉사에 대한 관심과 의지는 있었지만 그간 적절한 계기가 없었다”는 권 부회장은 “중앙회의 사랑나눔재단 출범을 계기로 지난번 아프리카어린이 돕기 바자회에 이어 이번에 성금을 기부하게 됐다. 앞으로 기업 경영을 더욱 잘해서 이윤을 남겨 사랑나눔재단에 계속 기부를 하겠다”며 의지를 나타냈다.
지난 2007년 조합 이사장 취임 이래 제지업계를 이끌어 온 권 부회장은 중소기업의 가업승계 문제에도 평소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 신대양제지를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일찌감치 장남을 입사시켜 후계자로 키우고 있다. 권 부회장은 아들이 준비됐다는 확신만 서면 바로 물려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런 그의 얼굴에서도 평화가 느껴졌다.

- 사진 오명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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