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철이다. 피서에 대한 기대도 많고 계획도 잡았을 터. 멀지 않은 가평땅은 여름 더위를 식히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다. 수도권에서 당일로 홀가분하게 계곡을 즐기고 올 수 있는 곳이 바로 경기도 가평이다. 골골마다 옥수가 쏟아져 내려오는 계곡만 해도 10여 곳이 넘는다. 일일이 다 찾아다닐 필요는 없다. 마음 내키는 계곡에 자리를 만들고 피서를 즐기면 된다. 보이는 것은 푸른 산과 맑은 물. 다슬기도 줍고 천렵을 할 수 있다.

■복희시절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복희동폭포
계곡은 한없이 이어진다. 조각넘이골, 독바위, 윗방골, 사태밭골, 흐릿든지 등 계곡에 붙여진 무수한 이름들이 정겹다. 험한골의 독바위는 수십명이 올라가 노닐 수 있고 석룡산의 백미는 바로 복희동폭포다. 몇억겁년이나 숨어있었는지 굽이 돌아 쏟아지는 광경이 이름 그대로 복희시절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봄이 되면 두릅, 곰취 등 산나물이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반딧불을 볼 수 있는 국내 최고의 청정지역이다.
■산새들이 조무락거린다는 석룡산 조무락골
석룡산은 가평군 북면과 화천군 사내면에 걸쳐 있는 산(1,155m)이다. 정상에 서면 동남쪽으로 경기도에서 제일 높은 화악산을, 서남쪽으로는 두번째로 높은 명지산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전망 또한 일품이다. 석룡산 자락을 흐르고 있는 5km 정도 계곡을 조무락골이라고 한다.
조무락골은 가평천의 가장 으뜸 골짜기로 꼽는다. 숲이 울창해 산새들이 조무락거린다고 해서 붙여진 운치있는 이름이다. 산길을 오르는 길에는 아름다운 계곡이 따라 붙는다. 깊숙한 골짜기임에도 수량이 풍부하며 곳곳에 작은 폭포들이 많다. 깊은 숲속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줄기는 한여름에도 손이 시려울 정도다.

■龍이 살고 있다는 용소폭포와 도마치계곡
가평의 최북단에 자리하고 있는 도마치계곡. 강원도 화천과 경계를 이루는 지역이다. 큰 기암이 널브러져 있고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울창한 숲그늘이 있어서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그만. 계곡의 백미는 용소폭포. 용소목이라는 마을이름도 용소가 있어서 얻어진 이름이다. 옥녀탕, 일명 용소라고 부른다. 폭포는 깊은 소를 만들어 보기에도 짙푸른 물색을 띄고 있다. 폭포 앞쪽 넓은 계곡에서는 고기를 구어 먹는 사람이 많다.

■무인들이 산채를 안주 삼았던 무주채
용소를 기점으로 찾아갈 수 있는 곳이 무주채폭포(700m)다. 무주채폭포는 국망봉을 향해 오르면 바위로 된 봉우리에 소나무가 몇그루. 바위봉 밑에는 동굴이 있는데 바로 임진왜란 굴이란다.
옛부터 이 동굴에는 신선이 살았다는 얘기가 전해 내려온다. 가끔씩 하얀 연기가 솟아나온다는데 아마 이는 여름철 폭포의 물이 불어나면서 물안개가 피어 오르는 모습을 신선으로 미화시킨 것이 아닐 듯 싶다.
무주채(武酎菜)는 장수(무인)들이 찾아와 산채를 안주 삼아 술을 마시던 곳이라고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술과 채소를 먹고 소나무 숲속에 누워 있으면 무아지경에 빠진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커다란 암벽 위로 떨어지는 물줄기는 비가 많이 와야만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자가운전 ; 경춘가도 46번지방도로-가평읍-인천집-가평군청 뒷길-경반리-마을 끝자락에 매표소,가평-승안리 표지판 따라 가다가 경반리 팻말 나오면 좌회전-군부대 옆길을 이용하면 경반리. 곧추 직진하면 용추폭포길이다.
그 외는 363번 지방도 따라 8.5km-목동 삼거리(좌회전). 첫 번째 계곡은 백둔과 연인산 그리고 깊은 돌이다. 다시 올라가면 명지산으로 오르는 익근리 주차장. 다시 거림교에서 좌회전하면 소락개와 강영천 효자문. 개울 건너 올라가면 임산계곡. 다시 363도로로 나와 용소 방면으로 올라가면 왼쪽에 조무락골 가는 길이 있다.
조무락 산장까지 비포장길이고 이내 복희동 폭포까지는 산행을 해야 한다. 다시 큰 길로 나와 화천쪽으로 가면 도마치 계곡이 이어지고 용소 팻말이 나선다. 개울을 건너 산길을 따라 700m 가면 무주채 폭포다.
■별미집&숙박 ; 일단 계곡 주변으로는 취사가 가능하다. 가평읍내에 있는 ‘인천집’(031-581-5533)은 원래 백둔계곡 초입에서 두부로 소문난 집이다. 올해 읍내로 이사를 왔는데 보리밥, 두부와 만두 전골 등을 맛있게 내놓는 집. 직접 만드는 동동주에 녹두빈대떡을 안주 삼아 먹는 것도 좋다. 이사를 오고 난 후에도 단골들은 잊지 않고 찾아든다.
숙박은 조무락골에는 ‘鳥舞樂’(031-582-6060)이 가장 빼어나다. 마당에 허브를 심어 놓아 정원이 아름답다. 식당과 민박동이 있는데 최근에 펜션식으로 구조를 바꿨다. 이 집 밑으로 내려가면 ‘작은 복희동 폭포’가 숨겨져 있다.
도마치 계곡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면 ‘들꽃핀 자리’(031-582-9632)가 있다. 울창한 숲에 둘러 쌓인 황토방집. 단체 수련원을 비롯해 가족이 머물 수 있는 숙박동이 있으며 전통 찻집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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