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으로 확대되는 관절염…“2030도 안심 못해”

요 며칠 무릎이 시큰시큰, 팔목이 욱씬욱씬 쑤시기 시작한다. 농담처럼 이제 나이 먹어 뼈마디가 다 쑤신다고 웃어보지만 내 나이 이제 서른도 안 됐는데 설마 진짜 관절염? 겁이 더럭 나기도 한다. 얼마 전 등산을 해서 근육통이 생겼을 뿐이라거나 잠을 잘못 자서 한나절 뻐근한 것이라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크게 다친 일이 없는데도 지속적으로 관절 통증이 계속된다면 바로 정형외과를 찾아야 한다. 관절염, 이제 노인들만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1974년 에티오피아에서 돈 요한슨/Don Johanson 에 의해 루시 화석이라는 것이 발견되었다. 이 화석은 320만 년 전에 살았던 25세 여성의 것으로 그 여성의 키는 약 107cm, 몸무게는 28kg였고, 무릎 뼈에는 관절염을 앓은 흔적이 있었다. 이 화석의 발견은 진화론자들과 창조론자들 사이에서 핫이슈가 되었던 사건이다. 그러나 지금 창조론과 진화론을 논하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사람이냐? 원숭이냐?” 하는 논제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것은 바로 관절염이다. 왜냐하면 직립 보행을 하는 사람만이 관절염이라는 것을 앓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인류는 지구상에 처음 탄생했을 때부터 관절염이라는 질환과 함께 했을 것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관절염을 퇴행성 관절염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즉 관절염은 연세가 드신 할머니, 할아버지가 많이 앓고 있는 질병으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로 고령 환자들의 유병률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관절염이라고 꼭 퇴행성 관절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류마티스 관절염, 골절 또는 인대 손상 등으로 다쳐서 생기는 외상 후 관절염, 감염이나 결핵 등에 의한 화농성·결핵성 관절염, 피부병을 앓는 건선 환자들에게서 생기는 건선 관절염 등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많은 관절염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스포츠 등 여가 활동이 많아지면서 인대, 반월상 연골 손상 등이 증가되는 추세이다. 운동이나 레저활동으로 생긴 손상을 제때 치료하지 않았을 경우 생기는 관절염의 빈도가 증가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관절염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는 약 200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정형외과 환자의 약 1/3을 차지하고 있는 많은 숫자이다. 이 중 관절염으로 고통 받는 20~30대 젊은 환자는 2001년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천 명당 약 45.66명에 달한다. 결코 간과할 수만은 없는 수치이다.
지속되는 무릎 통증이 있는 경우에도 단순 통증으로 생각하고 아직 나이도 젊은데 설마 관절염일까, 알아서 낫겠지라고 미리 진단해버리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심재앙
가천대길병원 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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