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지킨 화생방 기술… 방위산업체의 글로벌 리더로

우리나라 방위산업은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거듭하며 발전을 이뤄왔다. 최근에는 그 수준이 선진국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새로운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꼽힐 정도다. 이처럼 방위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게 된 데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자리를 충실히 지켜온 중소기업이 있었다.
㈜에이치케이씨는 1959년 창립해 지난 50여 년간 방위산업 선진화에 앞장 선 중소기업이다. 첨단 통신·전자·지휘통제·컴퓨터·안테나·C41장비 및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제작하고, 현재 대한민국 육군, 해군, 공군 보급은 물론 전 세계에 수출도 하고 있다.
특히 1973년 방산업체로 지정된 이후에는 화생방 및 통신기기 분야의 전투력 증강과 첨단화에 부문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줬다. 화생방, 통신전자 핵심기술 등을 보유하며 각종 화생방 무기 체계와 통신·전자, 제어장비를 개발한 것이다.
지금은 이처럼 내로라는 방위산업 업체가 됐지만 창립 초기 상황은 달랐다. 창업주가 보유한 무선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 통신기기 분야에 집중 투자 한 것이다. 회사 이름도 ‘한국통신기산업’이었다. 당시 무선 분야는 정부기관이 아니면 사용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대중화 보다는 특수 분야인 치안 경찰이나 어업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회사에 큰 변화를 가져 온 사건이 1971년에 발생했다. 섬에서 훈련받던 특수 부대 요원이 탈출해서 영등포까지 올라온 것이다. 중대한 사건이었지만 당시 기술로는 경찰과 군이 통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었다. 정부는 이 사건을 계기로 ‘무전기’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긴급하게 그 시스템을 3개월 안에 개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에이치케이씨는 이때 군과 경찰을 연결하는 시스템 라인을 선보이며 정부에 신임을 얻었다. 이어 1973년에는 상공부로부터 국방부 방위산업체 지정을 받으며 본격적인 방위물품 생산에 들어갔다. 1974년에는 대인지뢰 발화장치(M18A1)방산물자 지정을 받고, 1978년에는 부평공장을 준공했다.
하지만 방위산업을 선도하는 업체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회사는 1991년 기업 부설연구소를 설립하며, 관련 분야의 투자를 늘렸다. 첨단 기술이 집적된 분야에서는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이 필수였기 때문이다.
그 결과 1994년에는 화학자동경보기(KM8K2) 생산 납품 및 화생방 장비분야 전문업체로 지정받으며 광역안테나(AS-992K) 개발, 경량화 수류탄(K413) 탄체 개발, 폭파기구세트(PDE-150K) 개발을 연이어 성공하면서 두각을 나타내는 방위산업체로 성장했다.
에이치케이씨는 현재에도 직원 중 3명 중 1명을 연구 인력으로 두고, 최첨단 연구시설을 둘 만큼 과감한 연구개발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우수한 연구인력 양성과 한 발 앞선 투자로 핵심기술 개발에 전념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
여기에 최고 수준의 제품과 서비스로 고객에게 기업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2009년 3세 경영인으로 회사를 맡은 정재하 대표는 사명을 에이치케이씨로 바꾸고 화생방, 통신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회사를 목표하고 있다.
경기도 이천으로 생산시설을 확장 이전하고, 화생겸용자동탐지기(CBMS) 개발에도 착수했다. 뿐만 아니라 각종 화생방 무기체계와 통신·전자·제어장비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선대가 잘 이끌어온 회사를 맡으며 회사가 잘못 되면 어쩌나 하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국가방위산업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거룩한 일이라고 강조했던 아버지의 뜻을 잊지 않고, 그 가치와 보람을 찾아 국민으로써, 기업인으로써, 세계 시장에서 국가 대표로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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