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아이디어로 혁신제품 만들어

2009년 창업한 쿼키는 아이디어 상품을 설계하고 제작해서 판매하는 회사이다.
미국 뉴욕에 있는, 직원이 100명도 안 되는 작은 회사이다. 하지만 최근 2년 동안 매출이 25배나 증가하는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2012년에는 2500만 달러를 예상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이 회사 제품의 아이디어들이 쿼키 내부 인력이 제안한 것이 아니라 쿼키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인이 개진한 아이디어가 실제 제품으로 탄생한다는 것이다. 쿼키는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아이디어를 모으는 ‘집단지성’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쿼키에서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먼저,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은 누구나 쿼키 웹사이트를 방문해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제품인가?’ 등 간단한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제품을 제안할 수 있다. 다음으로, 제출된 아이디어를 20만 명 이상의 쿼키 회원들이 투표하고 의견을 올리는 ‘커뮤니티 큐레이션(community curation)’ 단계이다. 현재까지 쿼키에 제품 아이디어를 제안한 사람은 24만 명이고 실제로 214가지 종류의 제품이 개발되어서 1백만 개 이상이 판매됐다.
그렇다면 이 쿼키의 플랫폼이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집단지성 플랫폼이 유지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제안되는 아이디어의 양도 중요하지만 질도 중요하다. 현재 쿼키 웹사이트에는 하루에 약 200건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접수되고 있는데, 전 세계의 대중으로부터 받는 것 치고는 건수가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니다. 그것은 쿼키에 아이디어를 등록하기 위해서는 10달러의 비용을 내야하기 때문이다. 쿼키는 이 돈이 아이디어가 선정됐을 경우 생산 비용에 보태지고 선정되지 않았을 경우 아이디어 제안자에게 평가결과 리포트를 보내주는 비용에 사용된다고 설명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필터 역할이다. 무분별하게 아이디어가 제안되어서 시간이 낭비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쿼키는 제품이 쿼키 사이트에서 직접 판매되는 경우 매출의 30%, 아마존 같은 외부 유통채널에서 판매되는 경우 10%를, 참여자들에게 수익으로 배당한다.
또한, 쿼키의 모든 제품의 포장에는 제품 개발에 참여한 모든 사람, 즉 거의 1000명의 이름이 모두 기록된다. 따라서 금전적인 보상이 많고 적음을 떠나서 자신의 아이디어가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졌다는 보람과 다양한 창의적인 제품을 제안했다는 명예심을 느낄 수 있다.
자유롭게 휘어져서 여러 개의 어댑터를 같이 사용할 수 있는 멀티탭 ‘피봇 파워’, 태양광 패널과 흡입판을 결합해서 자동차나 비행기 여행 중 창문에 부착해서 사용할 수 있는 휴대전화 충전기 ‘레이’, 18개 도구 중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해서 조립할 수 있는 고객맞춤형 맥가이버 칼 ‘스위치’ 등은 이런 과정을 거쳐 쿼키에서 탄생한 히트상품이다.
자, 기업 규모는 작지만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제품들을 창조해나가는 혁신기업 쿼키. 그 성공의 핵심은 다수의 일반인들이 작지만 가치 있는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는 사업의 기본 가정과, 아이디어를 낸 사람부터 제품화될 때까지 기여한 모든 사람에게 디테일하게 설계된 비율에 따라 수익을 배분하는 투명한 운영 규칙일 것이다. 이처럼 대중의 지혜는 잘만 활용한다면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신선한 아이디어를 줄 수 있다.

최병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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