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 공략 ‘최종재’위주로 바뀐다

지난 20년동안 중국과 우리나라는 긴밀한 관계를 상호 발전해왔다. 한국의 대중교역은 1992년 64억 달러에서 2011년에는 2206억 달러로 무려 34배나 증가하는 등 양국관계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 분야에 걸쳐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그 결과 중국은 2003년부터 한국의 최대교역국으로 부상했고, 중국에게도 한국은 3위권 무역파트너 국가로 자리 잡았다.
2012년 8월 24일 한중 수교 20주년이 되는 날이다. 지금 이 시점은 지난 호혜적 관계를 지속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10년 후 중국의 변화상을 예상해보고 이에맞춰 한중관계를 전반적 업그레이드할 때이다. 10년 후 중국의 미래를 논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은 소비시장의 부상이다. 먼저 중국정부는 도시화를 경제성장의 핵심동력으로 삼고 있다. 2020년까지 매년 서울인구보다 많은 1600만의 농촌인구가 도시인이 되고, 인구 백만 이상의 대도시가 220개에 달할 전망이다.
이와함께 도시화 진전과 사회보장제도 확대로 중국인의 소비가 크게 증가하고, 소비유형도 ‘생계형’위주에서 ‘향유형’이 확대되는 쪽으로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구조도 크게 변하여 선진국 시장에 완제품을 수출하기 위한 중간재 중심에서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내수형 중간재와 최종재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10년 후 살펴보아야할 중국의 두번째 변화는 제조업의 부상이다. 향후 10년 동안 중국 제조업의 급속한 발전으로 첨단기술 제품과 미래 신산업에서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기업과 외자기업의 관계도 수직적 관계에서 수평적 경쟁적 관계로 전환되고 중국기업에 의한 생산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가전, 통신기기, 석유화학 등 기존 사업과 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까지 전분야에서 한중 기업 간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다.
세 번째는 금융허브로서 중국의 등장이다. 경제 및 무역대국 중국은 실물경제의 힘을 바탕으로 2020년까지 아시아의 금융허브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위안화는 달러, 유로에 이어 세계 3대 통화로 부상할 것이며 상하이는 뉴욕, 런던과 함께 세계 3대 금융 중심지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한국은 외환리스크 완화, 대중국 무역비용 절감이라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며 위안화 국제화와 함께 중국 금융시장 개방이 확대될 경우, 한국의 중국 금융산업 진출 기회가 확대되고, 중국자본의 한국진출도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 변화상은 중국의 빠른 경제발전만큼 국제사회에서 규칙제정자로서 위상도 더욱 강화될 것이다. 지금도 이미 UN, G20, IMF, 세계은행 등 국제사회와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소프트 파워는 급속히 확대되고 있고, 향후 10년 동안 이같은 추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따라 중국은 한국 대외전략의 핵심변수로 부상할 것이며, 한국은 G2 사이에서 합리적 균형점 도출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과거 20년 간 한국과 중국은 성공적 경제협력관계를 구축하며 금융위기라는 외풍도 슬기롭게 극복했다. 그러나 이제 양국 간 기존 협력모델은 점차 그 수명을 다하고 있으므로, 새로운 모델의 재구축이 절실하다. 향후 10년을 시야에 넣고, 양국의 번영을 가져올 새로운 미래건설에 한국기업이 최일선에 서는 모습을 기대한다.

권혁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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