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을 제패한 숨은 1등 기업의 비밀

‘히든 챔피언(원제 : Hidden Champions ,이미옥 역, 흐름출판)’은 유럽의 ‘피터 드러커’로 불리는 독일의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Hermann Simon)이 만들어 낸 개념이자 그의 대표적 저작이다.
‘히든 챔피언’이란 규모는 크지 않지만 경쟁력은 매우 강한 ‘강소기업(强小企業)’을 말한다. 저자는 보통 학자처럼 연구실에 앉아서 자료만 분석해서 이 책을 쓰지 않았다. 그는 20년 동안 2000여개의 해당 기업을 발로 뛰어 생생한 현장 사례를 건져냈다. 그는 직접 관련자를 만나고 성공 요인을 세심히 관찰해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며 500개의 ‘히든 챔피언’을 추출해냈다.
헤르만 지몬이 선정한 ‘히든 챔피언’은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 중 세계 시장점유율 3위 이내 혹은 소속 대륙 시장점유율 1위, 매출액 규모 40억 달러 이하 등의 요건을 충족하는 ‘글로벌 강소기업’을 말한다. 히든 챔피언에 속하는 기업들은 평균 60년 이상의 기업수명, 평균 매출액 4300억 원, 평균 성장률 8.8%, 분야별 세계시장 점유율 33% 이상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기업들이 독일이나 북유럽 등 대부분 강소국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저자가 지적하는 히든 챔피언들의 공통점은 다른 기업이 모방하기 어려운 혁신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만든 제품을 당당하게 제값을 받고 판다는 점에 있다. 히든 챔피언들은 세계시장지배력, 기술적인 전문성, 국제성에서 남다른 기업적 특성을 갖고 있다.
히든 챔피언들은 첫째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 시장을 좁게 정의하고 있으며 세계화에 공을 들인다. 둘째 아웃소싱을 하되, 연구, 개발 등 핵심역량은 직접 수행한다. 셋째 고객 친밀성이 높아 VIP고객들과 밀접한 관계 구축한다. 넷째 직원에게 일체감과 동기를 부여하는 기업문화를 추구한다. 다섯째 경영자는 장기 재직하는 경우가 많고 기본적인 가치를 중요시 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헤르만 지몬은 한국에도 25개가량의 히든 챔피언 기업이 있다고 밝혔다. 그가 꼽은 한국의 히든 챔피언들은 절삭공구를 생산하는 YG1(세계시장 1위, 세계시장점유율 60%), 모토사이클 헬멧을 생산하는 HJC(세계시장 1위, 점유율 20%), 완구를 생산하는 오로라월드(세계시장 3위, 점유율 5%), 헤어드라이어를 생산하는 유닉스전자(세계시장 2~3위, 점유율 25%) 등이다.
헤르만 지몬은 2011년 6월 한국을 방문해서 지식경제부 주관으로 열린 ‘글로벌 R&D 포럼 2011’에서 히든 챔피언의 구체적인 예로 독일의 델로라는 회사를 거론했다. 그는 “전 세계 모든 스마트카드의 80%가 델로에서 만드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고, 핸드폰의 절반이 델로 기술을 이용한다”며 “아이폰에도 들어가는 중요한 부품을 만들고 있지만 하는데 이 회사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하지만 독일엔 델로 같은 회사가 엄청 많다”고 말하면서 “독일에 있는 히든챔피언 기업들이 10년 동안 100만 개 일자리를 만들었다. 이들 기업의 매출은 4배 늘었고, 새로운 억만장자 200명이 탄생했다”고 강조했다.
‘히든 챔피언’은 경쟁력이나 시장지배력에서 독보적인 이들 중견기업의 전략과 조직의 특성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종합적인 경영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되고자 하는 많은 중소기업들이 본받을 만한 귀감으로 손색이 없다.

- 글·이채윤 / 삽화·이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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