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간 분쟁 심화…혁신역량 강화를”

최근 한국기업과 외국기업 간 지식재산권을 둘러싼 분쟁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한국기업과 글로벌 기업 간 지식재산권 분쟁은 최근 7년 동안 4.3배나 증가하였고, 분쟁대상도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 중견기업이 모두 대상이 되고 있으며, 정보통신, 전기전자, 기계, 화학 등 우리나라 산업의 대부분이 해당되고 있다. 지식재산권 분쟁의 증가 원인은 미래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이에 대한 올바른 대응을 위해서는 먼저 최근 지식재산권 분쟁의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첫째, 지식재산권의 분쟁대상이 상표, 특허 등 전통적 지식재산권에서 반도체 배치설계, Trade Dress, 영업비밀 등 新지식재산권으로 확대되고 있다.
둘째, 지식재산권이 기업 간 경쟁승리를 위한 강력한 무기로 변신하고 있다. 선발기업은 지식재산권을 무기로 진입장벽을 구축하고 막대한 배상금이 걸린 소송 등을 통해 후발기업을 견제하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기술진보가 빠른 IT 분야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셋째, 지식재산권이 고부가가치의 상품으로 주목받자, 미국에서는 특허를 통해 수입을 창출하는 특허비실시기업(NPEs)이 대거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NPEs 가운데 악의적 소송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특허괴물(Patent Troll)인데, 최근 한국기업에 대한 특허괴물의 공격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경제의 저성장 국면이 계속되자, 선진국에서는 국내시장 보호를 위한 기술 및 사법보호주의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따라서 시장을 둘러싼 기업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인데, 특히 지재권을 매개로 한 글로벌 기업 간 분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된다.
한국기업을 위협하는 지식재산권 분쟁 파고에 맞서 우리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까? 먼저, 경영자는 지식재산권 분쟁 시대에 맞춰 지식재산권이 기업의 생존과 번영을 보장하는 유력한 무기이자, 안정적 수입을 창출하는 자산이라는 점을 재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지식재산권의 보호 및 발전을 위한 중장기적 기업경영전략의 큰 틀을 수립하여야한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한 IBM은 특허를 통해서만 매년 1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니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 다음, 지식재산권은 인간의 창작과 발명을 보호하여 궁극적으로 창의가 넘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제도이다. 따라서 경영자는 기업 내 혁신역량을 더욱 강화하여 원천기술 개발과 양질의 특허 확보와 같은 지식재산권 본연의 목적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특허출원은 세계 5위 수준이나 기술무역수지 적자는 70억 달러에 육박한 상황이다.
따라서 기술개발과 인재육성이란 자명한 명제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강조돼야 한다. 끝으로, 다양한 특허포트폴리오를 구축하여 경쟁기업이나 NPEs의 공격에 대비하는 등 지식재산권 리스크 관리를 상시적으로 수행하여야 한다. 또한 특허의 출원 만큼 활용도 제고도 중요하므로 이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권혁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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