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 위기와 급속한 경영환경 변화 속에서 기업들은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신기술 개발과 신사업 진출에 사활을 걸면서 글로벌 인재의 영입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그러나 힘들게 영입한 글로벌 인재들을 얼마나 잘 활용하고 기존 국내 인재들과 시너지를 이끌어내고 있는지는 미지수이다.
미국 IT회사 출신 인도계 기술 인력을 인터뷰한 결과 다음과 같이 불만을 토로했다. ‘한국말을 배우기는 늦었고 영어로 회의를 하면 한국인 팀원들이 눈도 안 마주친다. 외딴섬에 있는 것 같다.’ ‘낮에는 회의하기 바빠 저녁이 되어서야 맡은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고 음식이 맞지 않는 것도 문제다.’ 즉, 한국기업에서는 관행, 언어적 문제, 문화적 특성 때문에 글로벌 인재들이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역량을 발휘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인재전쟁 2.0은 인재 ‘확보’의 경쟁을 넘어 ‘활용’의 경쟁을 의미한다. 확보는 분명 경쟁사들과의 싸움이었지만 활용은 인재를 보유한 기업의 자신과의 싸움이다.
글로벌 인재를 성공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첫번째는 모내기식 인재배양이 필요하다. 글로벌 인재가 현장에 배치되기 전에 문화적 이질감을 줄이고 자기 회사에 대한 소속감을 가질 수 있을 때까지 집단적으로 배양해야 한다.
시스코는 Inclusive Advocacy Program을 통해 복수의 외국인 인재들과 내부 임원을 연계하여 회사의 적응을 돕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일정기간동안 글로벌 인재들의 이문화 적응력을 배양한 후 현장에 배치한다.
두 번째 활용방안은 회사 체질의 글로벌화이다. 글로벌 인재가 아무리 잘 배양되더라도 실제 근무를 하는 환경이 글로벌 환경과 다르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이를 위해 글로벌 인재들이 타 문화 환경에서 겪고 있는 문제들을 이겨낼 수 있도록 영어 공용화와 같은 소통정책 개발, 인사제도 개선, 인프라 확충 등 전면적인 회사의 체질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
일본기업인 유니클로는 글로벌인재가 경계 없이 업무할 수 있는 토양을 조성하기 위해 영어공용화를 추진하였고 CEO인 야나이 다다시는 “영어를 못하면 고용기회를 얻을 수 없다.”고 선언하며 강하게 정책을 정착시켰다.
마지막은 글로벌 인재를 위한 전문가의 과학적/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 미국에 근거를 둔 글로벌 보험사 푸르덴셜은 글로벌 인재관리 전담조직인 ‘Inter cultural Group’을 통해, 이문화 적응 진단툴을 활용하여 인재들을 지속 진단하고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인재전쟁 2.0은 인재 확보를 넘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인재의 능력을 이끌어내어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얼마나 많은 글로벌 인재를 보유했느냐 보다 얼마나 오래 글로벌 인재를 유지하고 있으면서, 이들이 성과에 기여하고 리더로 성장했는지가 핵심이다. 글로벌 인재가 로컬 인재와 융화되어 자신의 회사처럼 로열티를 가지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CEO로 성장할 수 있을 만큼 제도적 뒷받침이 갖춰질 때 비로소 글로벌 인재 활용은 성공할 수 있다.

주세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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